39개 의대 합격자 중엔 1711명
2월 의사 수급추계위 법제화 논의
지난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의대·약대·치대·한의대 등 이른바 ‘메디컬 학과’에 합격하고 등록하지 않은 인원이 30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서 중복합격으로 등록을 포기하는 수험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0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2024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최종 추가합격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메디컬 학과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인원은 3367명이었다. 이는 모집 정원 대비 136.4%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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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은 “이 수치는 사실상 최초 합격자 전원이 다른 대학 중복합격으로 이탈한 것을 의미한다”며 “또한 추가합격자 중에서도 중복합격으로 인한 연쇄적 이탈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별로 보면 39개 의대에서는 합격자 중 1711명이 등록을 포기했는데, 이는 모집정원 대비 145.5%에 해당한다. 37개 약대에서는 992명(129.8%), 12개 한의대에서는 435명(180.5%), 11개 치대에서는 229명(79.8%)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서울권 23개 대학에서 642명, 경인권 10개 대학에서 436명, 지방권 66개 대학에서 2289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모집 정원 대비 등록 포기율을 보면 서울권은 72.5%, 지방권은 158.4%로 지역 격차가 심했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올해는 가장 선호도가 높은 의대 정시 인원이 늘어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 포기율이 메디컬 학과 전 부문에서 더 높게 형성될 것”이라며 “등록포기로 추가합격자가 늘면서 합격 점수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의약학계열 정시 전체 모집인원은 2828명으로 지난해(2477명)보다 351명(14.2%) 증가했다. 2025학년도 정시 최초합격자 등록 기간은 다음달 10∼12일이고, 추가합격자는 13∼19일 발표한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14일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 법제화를 위한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1일 법안소위를 열고 수급추계위원회 구성과 역할 등을 규정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 2건과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 1건을 심사한 뒤 의료계 의견을 더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계속 심사를 결정했다.
의료계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수급추계위와 관련해 기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과,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감원 조정을 위한 특례조항을 법안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최근 국회 측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은 앞서 수급추계위가 단순 심의기구가 아닌 의결기구로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의사 수급추계기구 신설 법안 논의에 속도가 붙은 것은 2026 의대 정원을 결정해야 하는 데드라인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선 입시 일정을 고려했을 때 늦어도 2월까지는 정원이 정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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