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적 권한 있다면 당장 할 것”
엘살바도르 감옥, 인권 침해로 악명 높아
인권단체 "비범죄 이민자 가축처럼 취급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범죄를 저지른 미국인을 엘살바도르 교도소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할 수 있다면 당장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에게 그렇게 할 법적 권한이 있다면 당장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할지 말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그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마크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첫 해외 순방으로 엘살바도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이다.
엘살바도르 교도소는 중남미 국가에서도 재소자 인권 침해 논란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교도소 부지 규모는 165만㎡(약 50만 평), 건물 면적은 23만㎡(약 7만 평)에 달한다. 중남미 대륙 최대 규모의 감옥이며, 최대 4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교도소를 둘러싸고 있는 콘크리트 벽의 높이는 11m에 달하고, 전기 울타리와 망루 19개가 수감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해당 교도소에 투입된 군‧경 인력만 85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2019년부터 연임 중인 부켈레 대통령은 갱단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범죄자를 잡아들이고 있다.
특히 초대형 갱단 교도소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서는 재소자들을 속옷 차림으로 빼곡하게 몰아넣는 장면이 수시로 공개되면서 부켈레식 통치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반인권적인 합의라고 비판했다. 라틴아메리카연합시민연맹의 로만 팔로마레스 의장은 “추방된 비범죄 이민자들을 가축처럼 취급하며 출신 국가와 관계없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이송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2022년 3월부터 2년 동안 엘살바도르 교정시설에서 의문사 등으로 집계된 사망자는 미성년 4명을 포함해 265명에 달한다.
이처럼 재소자 구금 중 사망, 고문이나 무고한 일반인 체포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엘살바도르의 살인사건 발생은 2015년 10만명당 105.2건에서 2023년 2.4건으로 크게 떨어졌다.
부켈레 대통령은 엑스(X, 옛 트위터)에 게시한 글을 통해 “엘살바도르가 미국에 감옥 시스템의 일부를 아웃소싱할 기회를 제공했다”며 “미국엔 적은 비용이지만 우리에게는 상당한 액수를 받아서 전체 교도소 시스템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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