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팀에 대한 헌신, 농구에 대한 열정을 강조하는 ‘올드스쿨’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러면서 팀 동료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깎아내리는 인터뷰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허상이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돈이었다. 맥스 계약을 주지 않는다고 태업을 하고, 원정 경기를 위한 비행기를 놓치기까지 했다. 팀 자체 징계도 불사하며 ‘배째라’ 식의 트레이드를 요구하다니 결국 트레이드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년 1억1100만달러 규모의 연장계약도 맺었다. 그야말로 ‘돈미새’(돈에 미친 새끼)가 따로 없다. 마이애미 히트의 에이스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2옵션이 된 지미 버틀러(36) 얘기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지난 6일 “골든스테이트가 피닉스 선스의 케빈 듀란트 영입에 실패하면서 버틀러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면서 “버틀러는 2년간 1억1000만달러(약 1593억원)를 받는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스테판 커리의 압박을 덜어줄 득점원이 필요했다”고 보도했다.
골든스테이트는 버틀러를 얻는 대신 앤드류 위긴스와 카일 앤더슨, 202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마이애미로 보낸다. 다각 트레이드에 따라 데니스 슈로더가 골든스테이트에서 유타 재즈로, PJ 터커가 유타에서 마이애미로 향한다. 여기에 골든스테이트의 린디 워터스 3세와 마이애미의 조슈아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로 간다. 슈로더는 유타에서 또 한 번의 트레이드로 디트로이트로 간다.


스테픈 커리 시대에 ‘윈 나우’가 필요한 골든스테이트는 클러치 상황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는 버틀러 영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6일 리빌딩 팀인 유타 재즈와의 맞대결에서도 128-131로 패할 정도로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버틀러는 1989년생으로 이제 30대 중반의 베테랑이다. 지난 시즌만 해도 평균 20.8점 5.3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올리는 등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평균 17.0점 5.2리바운드 4.8어시스트에 그쳐 나이에 따른 하락세가 뚜렷하다.


게다가 계약을 둘러싸고 마이애미 구단과 팻 라일리 사장과 갈등을 겪은 버틀러는 훈련 무단 불참, 팀 이동 일정 준수하지 않고, 경기 중에는 태업을 불사하는 등의 불성실한 행동을 보이며 자체 출전 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이렇게 ‘뗑깡’을 부린 끝에 버틀러는 마이애미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골든스테이트로서는 버틀러 영입이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기량은 이제 하락세인 데다 자의식도 강해 동료, 구단과 마찰이 잦은 선수다. 특히 골든스테이트에는 자의식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드레이먼드 그린도 있다. 파이널 우승 4회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그린이 파이널 우승이 없는 버틀러와 부딪힐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게다가 버틀러 영입을 위해 핵심 주전인 위긴스에다 핵심 벤치 자원들 다수를 트레이드했기 때문에 전력이 업그레이드가 아닌 ‘옆그레이드’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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