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조지호와 통화 의혹에 野 반발
정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서울경찰청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현수(54)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을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로 발령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3계급 초고속 승진을 한 박 직무대리는 계엄 당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다수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박 직무대리는 이날 서울청장 직무대리로 발령받았다. 5일 정부가 박 국장을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이날 오전 추천 안건에 대한 의견을 경찰청에 보냈고,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고기동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을 거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최종 결재했다.
대전 출신인 박 직무대리는 경찰대 10기로 경찰청 치안정보국장, 경찰청 위기관리센터장, 서울 광진경찰서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주영 대사관 경찰주재관을 지낸 뒤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사검증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파견 근무를 거쳐 경찰청 치안정보국장, 행안부 경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박 직무대리는 윤 정부 출범 이후 경무관에서 치안감, 치안정감까지 3계급 승진하며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까지 올랐다. 치안정감은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과 경찰대학장, 국가수사본부장, 경찰청 차장 등 총 7개 자리에 배치되는 고위직이다.
박 직무대리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박 직무대리는 계엄 직후 국회 상황을 통제한 임정주 경찰청 경비국장 등과 통화했다. 또 계엄 전후인 12월1∼11일 사이 내란 혐의로 구속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각각 4차례, 18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논란에 야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감방에 구금돼 있는 내란수괴 윤석열의 옥중인사”라고 비판했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3당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대통령 입맛에 맞는 인사를 추진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김봉식 전 서울청장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직무 해제된 후 서울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최현석 서울청 생활안전차장은 중앙경찰학교장으로 발령났다. 국무조정실 파견이었던 박종섭 경무관은 치안감 승진과 함께 서울청 생활안전차장으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파견이었던 남제현 경무관은 치안감 승진과 함께 행안부 경찰국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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