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채소, 과일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는 게 좋아
조기 발견시 완치율 높은 위암, 작은 이상 증상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의료진 진단받는 게 건강 지키는 방법
직장인 김모(55) 씨는 어릴 때부터 짠 음식을 즐겨 먹었다. 장아찌와 젓갈을 좋아해 밥상에 빠지지 않았다. 바쁜 직장 생활로 인해 간편하게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을 자주 섭취했다. 몇 개월 전부터 소화불량과 복통을 느꼈지만,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가끔 입맛이 떨어지거나 속이 쓰리기도 했지만 업무에 치여 병원을 찾지 않았다.
그러다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흑색변’이 나타나자 이상함을 느끼고 병원을 방문했다. 내시경 검사 결과,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암은 이미 위벽을 뚫고 주변 장기로 전이된 상태였고, 복수가 차면서 극심한 통증이 동반됐다.
의료진은 김 씨의 오랜 짠 음식 섭취와 가공육 위주의 식습관이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발암물질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위암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암 치료를 시작했지만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 완치 가능성은 낮았다. 김 씨는 “그때 가벼운 증상이라도 병원을 찾았더라면 이렇게 늦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했다.

위 사례는 짠 음식과 가공육 섭취가 위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짠 음식과 탄 음식을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며,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은 위암은 작은 이상 증상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의료진의 진단을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부연한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위암은 위 점막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주된 원인은 짠 음식과 탄 음식 섭취 등 잘못된 식습관이다. 장아찌, 젓갈 등 고염 음식은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발암물질이 활동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해 위암 발병률을 높인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병률이 4.5배 높다. 햄, 소시지, 훈제 식품 등에 포함된 질산염이 위 내부에서 발암물질인 아질산염으로 변해 위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일부 환자는 입맛 저하, 소화불량, 복통 등을 호소하지만 이를 가볍게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암이 위벽을 뚫고 성장하면서 궤양을 형성하고, 속 쓰림이나 출혈로 인해 흑색변이나 토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말기에 접어들면 복수가 차고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위암을 진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위내시경’ 검사다. 위내시경을 통해 위 내부를 직접 관찰하고, 이상이 있는 경우 조직 검사를 실시해 위암 여부를 확진할 수 있다.

위암으로 진단되면 암의 진행 정도를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 △피검사 △위내시경 초음파 △복부 초음파 △CT(컴퓨터 단층 촬영) 등의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PET-C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뼈 스캔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위암 치료는 주로 ‘위절제술’로 진행된다. 암의 위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진다. 위의 상부에 암이 발생한 경우 전체위절제술을 시행한다. 하부에 위치한 경우 위 하부와 십이지장의 일부를 절제하는 대부분위절제술을 진행한다.
수술 후 △통증 △염증 △위장 및 복강 내 출혈 △위 괴사 △장 유착 △장폐색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전체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위가 제거되어 음식이 곧바로 소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과식 시 복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위암은 식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짜고, 탄, 매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유에 포함된 칼슘은 위 점막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칼슘, 칼륨, 엽산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위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 위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40대 이후부터는 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위염, 위축성 위염 등 위암 전 단계 질환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욱 자주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위암은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이라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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