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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빛고을 광주서 대선 출정식…“‘제2의 노무현 기적’ 이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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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13 19:36:28 수정 : 2025-02-13 22: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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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실패하면 민주당 문 닫을 것”…민주당 넘는 ‘빛의 연정’
“이재명의 민주당 아닌 김동연·김경수·김부겸 아우르는 큰 민주당”
“혁명 끌어내는 연대가 이기는 길…다양한 정치·시민세력 뭉쳐야”
“다음 대통령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해결”
도지사 취임 이후 14번째 호남행…무안 참사 유가족 만나 ‘위로’

“계엄·내란을 주도한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 정권을 연장하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크게 퇴보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간판을 내려야 할 겁니다.”

 

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금의 민주당으로는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지 (국민의) 걱정이 많다”며 “‘노무현의 기적’이 시작된 광주광역시에서부터 ‘이기는 길’,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는 길’의 두 가지 길을 함께 걷겠다”고 선언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광주시 무등산 문빈정사 ‘노무현의 길’ 앞에서 노란 스카프를 두른 채 노 전 대통령 관련 서적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노무현의 길’ 방문…“이기는 길, 제대로 된 나라 세우는 길”

 

13일 광주시 ‘노무현의 길’을 방문한 김 지사는 300여명의 지지자 앞에서 “노무현의 기적을 다시 이루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셈이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1% 안팎에 머물던 지지율을 뒤엎고 경선 승리를 거머쥔 노 전 대통령의 ‘기적’을 소환해,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당내 경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했다. 김 지사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같은 당 이재명 대표에게 크게 밀리며 1% 안팎의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광주시 무등산 인근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광주시 무등산 문빈정사 ‘노무현의 길’을 지지자들과 함께 걷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 지사는 광주방문 첫날 마지막 일정으로 무등산의 여덟 번째 법정 탐방로인 노무현의 길을 찾았다. 앞서 광주시는 2011년 11월 무등산 문빈정사에서 장불재 탐방로로 이어지는 3.5㎞ 구간을 노무현 길로 명명한 바 있다.

 

행사장 입구에선 ‘동시대포럼’, ‘동고동락’, ‘광주시민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모여 “김동연”을 연호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들도 현장을 찾아 과거 열린우리당과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던 노란색 스카프와 ‘무등산의 노무현 길’이라는 책을 전달했다.

 

김 지사가 참석한 공식 행사에 이처럼 대규모로 지지자들이 모인 건 처음이다.

 

노란색 스카프를 두른 김 지사는 단호한 어조로 최근 민주당의 행태를 지적하며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그는 “(조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되고 민주당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이 계엄·내란 사태의 종식을 위해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께서 제대로 된 민주 정권,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기 위해 노무현의 기적을 이곳 광주에서부터 만들어냈다”며 “다시 한 번 그 마음을 기리며 그 길을 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5·18민주묘역 방명록. 경기도 제공

◆ 5·18묘지 참배 뒤 ‘큰 그림’ 공개…“민주당만으로는 부족”

 

김 지사는 민주당이 가진 문제를 ‘신뢰의 위기’로 규정했다 “민심이 민주당을 떠나는 건 신뢰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김동연, 김경수, 김부겸 모두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끌어안는, 더 큰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민주당으로 통합을 이루고 제대로 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믿을 수 있는 정치인, 약속을 실천에 옮기는 정치인이 얼마나 있느냐”며 “신뢰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 실천력이 있는 지도자만이 노무현의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음 대통령이나 지도자는 시대 정신의 실현은 물론 우리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광주시 무등산 인근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최근 이 대표와 민주당의 행보를 두고는 “진보의 가치와 철학을 실용주의적으로 실천하는 건 좋지만 전후가 바뀌어 가치와 철학이 실용주의로 바뀌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 비명(비 이재명)계 결집과 범야권 통합과 관련해선 “민주당 혼자만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건 버겁다”며 “다양한 가치를 지닌 민주 정치 세력이 함께 힘을 합치고 깨어있는 시민이 힘을 보태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제3지대를 아우르는 정계 개편을 구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까지 나갈 이유는 없다”며 “가치와 철학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빛의 혁명’을 완수하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노무현의 길을 걸으며 지지자들과 소통했다.

 

김동연 지사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3일 5·18민주묘역을 방문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정권교체 넘어 분권형 개헌 추진…광주 정신으로 시작”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민주당의 김동연·김경수·김부겸 등이 다 같이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의 ‘일극 체제’를두고 비명계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범야권 ‘빛의 연정’을 주장해온 김 지사가 ‘빛고을’ 광주를 찾아 자신을 비롯한 이른바 ‘신(新) 3김’을 포괄하는 민주당 잠룡들을 언급한 것이다. 이는 이 대표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권교체만으로는 안 된다. 광주에서 혁명을 끌어내는 연대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결기를 내비쳤다. 김 지사의 호남 방문은 민선 8기 취임 이후 14번째이다.

 

김 지사는 묘역 참배 전 방명록에 ‘광주의 영령이시여, 내란을 종식하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제7공화국을 열어갈 수 있도록 힘을 주소서!’라고 적었다.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그는 “광주경영자총협회의 강연 요청이 있어서 왔다”며 “늘 정치하면서 광주 정신으로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해왔기에 광주에 올 때마다 5·18 묘역을 찾고 초심을 다진다”고 설명했다.

 

전날 공개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 출범도 다시 끄집어냈다. 김 지사는 “1987년 체제는 시효를 다 했다. 이제는 제7공화국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며 “민주당만으로는 부족하고 다양한 가치를 가진 정치세력,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함께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가 13일 5·18민주묘역을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어 “5·18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고 계엄 요건을 아주 구체적으로 명시해 다시는 이 같은 계엄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못을 박는 개헌,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경제 개헌,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권형 4년 중임제와 책임총리제를 하기 위해 조기 대선으로 대통령이 선출되면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다음 대선과 총선 주기를 맞춰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광주 상무지구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면담한 자리에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돕겠다”며 “(아리셀 참사 당시 만든) 백서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지사는 이튿날인 14일에는 광주 경총 특강,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면담 등을 이어간다.


광주=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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