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시행 시 개발도상국 타격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산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다른 나라에 동등한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발표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자신의 트루스소셜에서 “지난 3주간은 역대 최고였고 오늘은 중요한 날이다”라며 “상호 관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었다. 그는 뒤이어 올린 글에서 “오늘 오후 1시(한국시간 14일 오전 3시) 오벌오피스(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 관세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린다”고 덧붙였다.
상호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선거 공약 중 하나로, 다른 국가들이 미국 제품을 수입할 때 매기는 관세율에 상응하는 관세를 ‘맞부과’하겠다는 계획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날 백악관을 방문하기 전 상호관세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상호관세)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국가 안보를 향상하는 훌륭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인도, 브라질, 베트남 등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자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과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율의 차이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대(對)인도 수입품 평균 관세율은 3%였지만, 인도의 대미 수입품 평균 관세율은 9.5%에 달했다.
다만 인도를 겨냥한 상호관세 부과는 연기되거나 세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국을 찾은 모디 총리와 회담을 통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취임 직후부터 ‘관세전쟁’을 본격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를 이용해 교역 상대국들을 압박하고 있으나,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심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 3월1일까지 연기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보편 관세를 강행한다면 결국 미국 가구에 연간 1200달러(약 175만원) 이상의 세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분석한 바 있다. 상호관세는 지난주 발효된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와 내달 12일부터 시행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에 더해 부과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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