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전반 침체 상황…투자수요, 주변 지역으로 확산 어려울 듯
주부 김모(55) 씨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매수를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해당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매수가 어려웠고, 시장 침체도 이어져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시가 강남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해제 기대감에 이미 호가가 1억~2억원 상승했지만, 김 씨는 더 오를 가능성을 고려해 신속히 매수를 결정했다.
김 씨는 바로 부동산 중개업소 연락해 매물을 확인했고, 해제 발표 직후 매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한 매물은 재건축 호재가 있는 모 단지의 34평형 아파트로, 해제 이전보다 1억5000만원 높은 가격이었지만,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을 기대하며 투자를 감행했다.
전문가들은 김 씨의 선택이 단기적으로는 거래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를 고려할 때 주변 지역으로의 투자 확산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2/15/20250215501157.jpg)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서울시가 지난 12일 아파트 수요가 집중된 강남 일대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면서 향후 집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해제 기대감으로 최근 집값이 들썩였던 강남권에서는 투자 수요자들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며 당분간 거래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 전반이 침체된 상황이라 투자 수요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일부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고 사실상 거의 모든 단지가 허가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는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해제 대상 지역은 공통적으로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핵심 지역으로, 과거에도 집값 과열로 인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었던 만큼 이번 해제는 예상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해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강남 주요 단지에서는 호가가 1억~2억원 상승했으며, 신고가 거래도 잇따랐다.
리센츠 전용면적 124㎡는 지난해 12월 최고가인 37억5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지난달 37억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14㎡는 올해 초 52억9000만원에 손바뀌며 종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호가도 이전 거래가보다 1억~3억원씩 높게 형성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2% 상승한 가운데 송파구는 잠실과 신천동을 중심으로 0.13% 올랐다.
서초구는 서초동과 잠원동을 중심으로 0.06% 상승하며 평균치를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해제 결정으로 높아진 시장 호가에 맞춰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인해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투자를 망설였던 수요층이 ‘갭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 외 지역 거주민들의 원정 투자도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2/15/20250215501158.png)
전문가들은 “일부 재건축 단지가 규제 완화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나,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크고,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상급지 교체 수요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잠실동 리센츠, 삼성동 래미안라클라시, 힐스테이트1차,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2단지 등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들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대기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지역에서는 거래량 증가와 가격 강세가 나타나며, 갭투자 수요 유입이 봄 이사철에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권 내에서도 학군이나 업무시설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은 단기간 호가 상승과 시장 과열이 우려된다”며 “갭투자, 외지인 거래 증가로 인해 특정 지역에만 수요가 집중되면서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인해 아파트 매매시장이 주춤한 상황이이라 당장의 부작용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인해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면서 전세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