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크라戰 종전’ 협상에 우려 표명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1976∼2024)의 부인이 ‘거짓말쟁이 푸틴과의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취지의 비판을 했다. 나발니는 꼭 1년 전인 2024년 2월16일 러시아 시베리아 최북단의 교도소에서 옥사했다.
1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48)는 이날 독일에서 개막한 뮌헨안보회의(MSC)에 패널로 참여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푸틴과 통화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착수하기로 한 것에 우려를 표했다. 나발나야는 “푸틴과 협상하기로 결정했더라도 그는 거짓말을 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푸틴은 결국 배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의 사망 이후 푸틴을 강력히 비판해 온 나발나야는 “푸틴과의 어떤 협상에서도 가능한 결과는 두 가지뿐”이라며 “푸틴이 권력을 유지한다면 그는 예전에 한 합의를 어떻게든 깰 방법을 찾을 것이고, 만약 푸틴이 실각한다면 기존의 합의는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발니는 2011년 ‘반(反)부패재단’을 세우고 푸틴의 측근 등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 의혹을 폭로했다. 푸틴의 3번째 집권을 앞둔 2011∼2012년 러시아 전역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2020년 푸틴이 배후로 추정되는 독극물 테러를 당해 목숨까지 잃을 뻔했으나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가까스로 회생했다. 이듬해인 2021년 서방 국가 인권단체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러시아로 되돌아갔다가 경찰에 체포된 후 감옥에서 47세의 젊은 나이로 의문사했다.

지난해 10월 나발니의 회고록이 서방 국가들에서 출간됐다. 현재 독일에 살고 있는 나발나야는 푸틴이 러시아의 차르에서 끌어내려져 한 사람의 평범한 죄수로서 투옥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며 “(남편과 마찬가지로) 나는 러시아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을 대신해 러시아 민주화 운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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