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규모, 5만∼10만명은 돼야
우크라 나토 가입이 최선의 방안”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개시를 선언한 가운데 휴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배치될 이른바 ‘국제평화유지군’을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해 창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화유지군 구성·배치는 전적으로 유럽의 몫’이란 입장을 밝혀 미국은 참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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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5년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지낸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72) 전 덴마크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를 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휴전이 이뤄지는 경우 5만∼10만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돼 양국이 휴전 협정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만큼 평화유지군 결성과 유지는 유럽 국가들이 책임지고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라스무센은 미국과 더불어 나토의 3대 군사 강국이자 나란히 핵무기 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영국과 프랑스의 리더십 아래 뜻을 같이하는 유럽 국가들끼리 연합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함으로써 그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토에 속한 유럽 동맹국들 가운데 병력 규모나 경제력 등 측면에서 평화유지군 파병이 가능한 나라로 영국과 프랑스 외에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등이 후보로 꼽힌다. 이들 5개국 국방부 장관들은 지난 1월 폴란드 바르샤바에 모여 회의를 열었으나, 평화유지군 구성에 관한 논의는 별 진척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 이후’라곤 하지만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에 언제든 국지전이 일어날 수 있고 이 경우 평화유지군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니 저마다 난색을 표하는 것이다. 폴란드의 경우 ‘평화유지군에 폴란드군이 포함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오자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직접 나서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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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화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를 제시한 상황이다. 트럼프 역시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부정적이다. 필요 이상으로 러시아를 자극해 국제 정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라스무센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그 시점은 러시아와의 전쟁이 끝난 이후다. 라스무센은 “(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의 미래 안보를 보장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또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 미국 대선을 앞두고 라스무센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전 세계에 재앙”이란 말로 트럼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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