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공장의 지배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측이 최근 TSMC 관계자들과 만나 TSMC와 인텔 간의 협업 방안을 제시했으며 TSMC는 수용적이었다고 전했다. 현재 초기 단계로 파트너십의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향후 TSMC가 인텔의 미국 반도체 공장을 인수 및 운영할 경우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동맹이 보다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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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들도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과 협업하라고 TSMC를 압박하고 있으며 TSMC의 미국 내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미국 정부 및 여러 파트너와 함께 인텔 파운드리에 출자, 인텔의 TSMC 미국 고객사 관련 패키징 주문 직접 인수 등 세 가지 방안을 최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TSMC의 인텔 공장 인수 거래가 성사될 경우 경영난에 빠진 인텔에 '생명줄'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인텔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중심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면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를 정리해고했다.
이에 뉴욕 증시에서 장 초반 한때 5.3% 하락했던 인텔 주가는 TSMC가 인텔 공장 지분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낙폭을 줄여 2.2% 하락 마감했다. TSMC 주가는 약 1% 상승했다.
일각에선 현실적으로 TSMC와 인텔의 파트너십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반도체 제조기업 마다 공장 운영 방식과 기술이 다르기 때문에 인텔 입장에서는 운영에 상당한 변화를 줘야 하고, TSMC는 인텔의 팹(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 앞서 TSMC와 인텔의 협업은 바이든 정부 때도 논의된 바 있지만 제조 기술을 라이센스 및 수익성이 크지 않아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TSMC측이 트럼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측이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TSMC의 입장에서도 인텔 공장 인수 및 운영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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