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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하나 빼먹었을 뿐인데”…2100만원 ‘벌금 폭탄’ 맞은 사연

입력 : 2025-02-15 18:00:00 수정 : 2025-02-15 17: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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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운동화에 돼지가죽 사용

표기하지 않았다가 벌금형 부과받아

독일의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가 운동화에 돼지가죽을 사용하고도 이를 명확하게 표기하지 않아 튀르키예 정부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았다.

 

아디다스 공식 온라인 스토어 홈페이지에 실린 운동화 모델 ‘삼바(Samba OG)’ 소개글. ‘피그스킨’이 명시돼 있다. 아디다스 공식 온라인 스토어 홈페이지 캡쳐

13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튀르키예 정부가 아디다스에 1만5000달러(한화 약 2100만원)

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운동화 모델 ‘삼바(Samba OG)’로, 해당 제품에 돼지가죽이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 설명에 ‘진짜 가죽’이라는 표현만 사용됐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튀르키예에서는 사회적, 종교적 감수성과 배치되는 재료가 제품에 사용될 경우 광고와 제품 설명에 이를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이는 튀르키예 인구의 약 99%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규정이다.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무슬림은 할랄 방식으로 제조된 식품만 섭취할 수 있으며, 육류의 경우 이슬람식 도살법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돼지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불결하고 부정한 동물로 간주되어 식용뿐만 아니라 가죽과 털을 이용한 제품도 금기시된다.

 

2020년 튀르키예 국가종무국(종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 부서)은 “대부분의 이슬람 학자들은 돼지가죽이 가공 과정을 거쳐도 종교적으로 정화될 수 없다고 본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이슬람에서 돼지를 금기시하는 이유는 관습적, 경제적, 종교적 배경이 얽혀 있다. 돼지가 대표적인 금기 식품이 된 것은 7세기 이슬람교 출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페니키아, 이집트, 바빌로니아 문화에서도 돼지 혐오 문화가 존재했다. 이는 돼지가 인간과 식량, 물을 두고 경쟁하는 잡식동물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편 AFP통신은 아디다스가 벌금 부과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온라인상의 제품 설명을 수정했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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