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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영끌’로 경기도 분당구에 집을 마련한 직장인 김모(31)씨는 최근 부동산 매도를 고려하고 있다. 김씨는 “집값이 오르긴했지만 대출비용을 감당하기 너무 힘들어 그냥 팔아버리고 싶다”라며 “하지만 부모님은 ‘집값이 절대 떨어질 일이 없다’고 못팔게 하신다”라고 토로했다.
국민들이 1년 후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11개월만에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에서 내릴 것으로 바뀐 것이다.
아울러 전체적인 소비심리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비상계엄 여파 이전으로는 돌아가지 못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하락했다.
2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9로, 전월보다 2p 하락해 지난해 3월(9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 평균(107)보다는 8p 낮았다. 이 지수는 지난해 9월 119로 2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다섯 달 연속으로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향후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더 많은 것이고, 100보다 작으면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주택가격전망은 조사 시점의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항목”이라며 “최근 주택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영향으로 지수도 장기평균과 기준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 등의 영향으로 1월보다 2p 오른 99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보다 0.1%p 하락했다. 3년 후와 5년 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2.6%로 전월과 같았다.
전반적인 소비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이번달 95.2로 전월보다 4.0포인트 상승했다.
12월 비상계엄 여파로 전월대비 12.5포인트 급락하며 88.2까지 떨어졌다가, 1월 3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두달 연속 을랐다.
한달 새 상승폭만 놓고 봤을 때는 2021년 6월 전월대비 5.4포인트 상승 이후 가장 크지만, 작년 12월 급락폭이 워낙 큰 탓에 계엄 이전인 11월(100.7) 수준으로 회복 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3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의미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해석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6~13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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