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 김선자/ 어크로스/ 2만8000원
왜 인간의 머리 위에는 하늘이, 발 아래는 땅이 있을까? 새벽 하늘은 왜 붉을까? 죽음 이후 우리가 사랑한 이들은 어디로 갈까? 머나먼 옛날, 고대인들은 세상이 이렇게 만들어진 이유를 찾아 헤맸다.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그 대답을 만들어냈다. 수천 년이 흐른 지금까지 현대인을 매혹하는 신비로운 이야기로 가득찬 신화의 세계다.
다수의 저서를 통해 동아시아 신화를 대중에 널리 알려온 김선자 연세대 중국연구원 신화연구소장의 책 ‘김선자의 중국신화 이야기’(1·2권)가 출간 20주년을 맞아 개정판으로 나왔다. 두 권이었던 책을 한 권으로 묶고, 최신 연구결과를 보충해 완성도를 높였다. 저자가 수없이 중국 곳곳을 누비며 56개 민족의 신화와 삶을 탐구한 결과물이다.

저자에 따르면 신화를 읽으며 얻는 소득 중 하나는 다양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넓은 가슴을 갖게 된다는 데 있다. 한족 관점에선 야만적 습속으로 여겨진 문신이 남방 사람들에겐 짐승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풍습이었다. 신화 속 존재하는 알록달록한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일은 곧 신화를 읽는 즐거움이다. 위대한 신과 동식물, 심지어 돌멩이까지 어우러진 이야기의 세계에선 생물 종의 경계도 국가의 경계도 희미하게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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