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트레이더스 마곡점 문 열어
서울 강서 지역 유일 창고형 할인점
고물가로 저렴한 대용량 제품 불티
롯데마트는 전략상권 천호점 출점
30대·1인 가구 등 많아 식료품 특화
입구에 27m 즉석조리식품 길 ‘눈길’
23일 이마트에 따르면 14일 문을 연 이마트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오픈 이후 이틀간 일 최대 매출을 연이어 경신했다. 마곡점은 오픈 첫날인 14일(금) 20억원 매출을 올렸고, 15일(토)에는 24억원으로 일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개점일인 14일 포스(결제 단말기)에 기록된 고객은 1만3000명이다. 가족 단위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많았다는 걸 고려하면 2만6000명 이상의 고객들이 매장을 다녀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14∼15일 이틀간 방문고객 수를 5만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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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할인 매장 인기”
고물가로 인해 저렴한 대용량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마곡점에선 딸기 4t, 와규·양갈비 등 수입고기 10t, 3∼4인분 대용량 초밥 1000판, 연어회 500㎏ 이상이 팔렸다.
‘개점일이 가장 싸다’는 가전제품을 찾는 고객도 많았다. 마곡점에선 1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최대 155만원을 할인해주는 가전 행사를 열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대형가전과 카메라 등 디지털 가전을 사러 온 고객들이 많았다.
놀 거리도 풍성하게 기획했다. 체험형 공간에선 ‘반다이남코 건담’, ‘캡슐 토이 머신’ 로드쇼를 진행했다. 건담 등 반다이남코 상품 80여종을 판매한 건담 로드쇼에 오려고 고객들은 개점 전부터 줄을 섰다. 건담 조립 체험 공간에는 저녁 늦게까지 가족 단위 고객이 끊이지 않았다. 캡슐 토이 머신 로드쇼에도 1200명이 찾았다고 한다.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에서 트레이더스를 위해 단독 생산한 ‘김창수 위스키 싱글캐스크 51.8(700㎖, 23만9800원)’과 단일 매장 기준 역대 최대 물량을 확보한 ‘히비키’, ‘맥캘란 쉐리 12년’은 모두 매장 오픈 후 30분 만에 완판됐다.
오피스 상권의 수요를 고려해 최대 규모로 오픈한 ‘T-카페’(170평)에는 14일 5000명이 방문했다. 오픈 당일 탄산음료 800잔, 커피 600잔이 판매되는 등 가성비 음료 수요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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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점은 서울 강서 지역에 유일한 창고형 할인점이다. 2023년 12월 오픈한 수원화서점에 이어 14개월 만의 새 점포고, 서울에선 월계점 이후 두 번째로 연 매장이다. 이마트는 주민이 많지만 대형마트 인프라가 부족한 신도시를 겨냥해 마곡점을 출점했다. 마곡점 주변 6㎞ 안 거주인구는 120만명이 넘고 오피스 상권도 발달해 거주민과 유동인구가 모두 많다. 주요 소비층인 3~4인 가구 비중은 32%이고, 40~50대 연령별 비중도 32%로 서울 평균(29~30%)보다 높다. 이를 고려해 이마트는 마곡점 규모를 트레이더스 중 최대 규모(1만1636㎡·3520평)로 기획했다. 트레이더스 매출 1위인 하남점보다 10% 이상 넓다.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전략 상권에 트레이더스 출점을 계속할 방침이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고객이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했고,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 상승한 924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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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오프라인 경쟁
전략 상권에서의 대형마트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16일 6년 만에 강동구에 천호점(4538㎡·1374평)을 새로 냈다. 2019년 8월 롯데몰 수지점이 마지막 출점이었다. 강동구엔 이마트(명일점·천호점)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곳이 영업 중이다. 경쟁 점포가 많은 지역에 신규 매장을 내지 않는 편인데, 강동의 높은 잠재수요를 보고 출점을 계획했다고 한다.
천호점 반경 2㎞ 안에는 17만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형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가 시작돼 유입 인구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천호점은 식료품 특화 매장으로 제품의 약 80%가 식품들로 구성됐다. 매장 입구에는 깐쇼새우, 나시고랭 등 롯데마트 즉석조리식품을 진열한 27m 길이의 ‘롱 델리 로드(Long Deli Road)’를 설치했다. 냉동 간편식 특화 매장도 일반 매장보다 70% 이상 많은 500여종을 판매한다. 소용량과 가성비 수요를 겨냥한 코너에선 60여종의 상품을 3000∼4000원대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다. 인근 상권 특성상 30대와 1인 가구 비중이 높아 즉석조리식품과 간편식을 늘려 수요에 대응했다.
이런 전략이 효과를 내 천호점은 개점 3주간 롯데마트 111개점 가운데 평당 매출 1위를 기록했다. 6600여㎡(2000평대) 미만 28개점 평균 매출보단 70% 이상 높고 고객 수는 60% 이상 많았다고 한다. 개점일부터 20일까지 기간을 넓혀도 2000평 미만 매장 평균 매출보다 60% 높고 고객은 50% 많다. 냉동식품 매출은 롯데마트에서 최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권 분석을 바탕으로 한 먹거리 특화 매장과 편의성 높은 쇼핑 환경을 구현한 점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덩치를 줄이던 대형마트들은 올해 다시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과거 양적 확대를 하던 대형마트들은 이커머스가 등장하고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쿠팡 등 새벽배송이 안착한 뒤 마트를 찾는 고객이 줄었고 의무휴업 등 각종 규제를 받아온 영향이 컸다.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점포 수는 2019년 423곳에서 지난해 말 368곳으로 줄었다.
몸집만 불리기보단 상권에 맞는 특화 매장을 내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마트는 상반기에 강일점을 열고, 홈플러스는 메가 푸드 마켓을 10곳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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