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4만5000명·민간인 1만2000명 사망
주택 파손·복구비 무려 4860억弗 추산
러군도 전사자 최소 9만3600여명 추정
우크라 동부 상당부분 러 점령지로 전락
북한군 1만여명 러 파병… 4000여명 사상
‘피의 대가’로 드론 등 현대전 전술 향상
2022년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내 특별군사작전 수행’ 선언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 동안 이어지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통틀어 최소 15만명의 군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최소 1만2000명의 민간인이 숨졌으며, 약 1000만명이 집을 잃고 피란길에 올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 4만5100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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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제공
민간인의 사망자 수도 늘고 있다. 유엔군축실(UNODA)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 우크라이나에서 1만2340명의 민간인 사망 사례가 확인됐다.
러시아군의 사망자 수는 발표하는 기관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러시아 반정부 성향 독립언론 메디아조나가 공개정보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달 14일까지 러시아군 9만364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공개 사례를 포함하면 전사자는 14만~2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수많은 실향민도 생겼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22년 2월 이후 전쟁 전 우크라이나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6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이 중 약 690만명은 우크라이나를 떠나 난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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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손실도 커지고 있다. 유엔과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주택 200만채 이상이 파손되는 등 최소 1550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복구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대 486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경우 2110억달러의 전쟁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미 국방부는 추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일자리는 전쟁 이전보다 30% 감소했다. 일자리 감소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는 주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3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수도 키이우에서 교전이 벌어졌고, 3월 초에는 주요 도시 마리우폴과 제2의 도시 하르키우가 함락 직전까지 몰리는 등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까지 왔다. 우크라이나군은 한 달여 만에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는 등 반격에 성공했지만,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인근 도시 부차에서 최소 1346명의 민간인을 학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같은 해 4월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인 모스크바 순양함을 격침했고, 9월에는 하르키우 대부분을 탈환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남부 주요 도시인 헤르손을 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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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크라이나는 2023년 야심 차게 준비했던 ‘대반격’에 사실상 실패했다. 이에 러시아는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를 완전히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여파로 2024년 2월 우크라이나는 동부지역을 수복할 기회를 상당 부분 잃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같은 해 8월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 지역으로 침공해 전세 변화를 노렸지만, 큰 전과를 얻지는 못했다. 오히려 같은 해 10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가 장악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지상군 병력 약 1만1000명을 보내 참전하면서 전쟁이 중대 변곡점을 맞았다.
북한의 러시아 지원은 전쟁 초기 화력전부터 시작됐다. 러시아군에 각종 포탄을 지원, 러시아군 수요를 상당 부분 채워줬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러시아군이 쏜 포탄의 60%를 북한산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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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은 또 다른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투입된 북한군 주력은 적진 침투 및 교란에 특화된 폭풍군단이다. 우크라이나군 제80공중강습여단 소속 유리 본다르는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북한군과 비교하면 2022년 러시아 바그너 용병들은 어린애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군은 평원과 숲이 많은 쿠르스크에서 드론을 앞세워 정찰과 공격을 퍼붓는 우크라이나군의 전술로 인해 4000여명의 사상자를 기록했다.
북한군은 막대한 피해를 대가로 얻은 교훈을 활용, 전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미 전쟁연구소(ISW)는 “북한군이 10~15명 소규모 그룹으로 다시 전투에 참여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타격하기 힘들도록 분산 대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드론이 광범위하게 쓰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살아남은 북한군이 귀국해 동료들과 전쟁 경험을 공유한다면, 한반도에서 북한군의 현대전 수행 능력은 한층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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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기술도 향상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예전에는 표적을 1∼3㎞ 빗나갈 정도 정확도가 낮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부터는 50∼100m로 오차가 줄었다. 실전 과정에서 유도체계 등의 기술을 개선하고 운용요원 숙련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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