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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사 교과서인 ‘세계외교사’와 19세기 외교사 5부작을 남기는 등 국제정치학과 외교사 연구에 큰 공헌을 한 ‘토종’ 국제정치학자 김용구 서울대 외교학과 명예교수가 23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대한민국학술원에 따르면 고인은 서울대 문리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부터 모교인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학생처장, 국제문제연구소장, 사회과학대학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뒤 2002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 됐다. 한림대 한림과학원장, 한국국제정치학회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고인은 오랜 기간 국제정치학과 한국 외교사 연구에 주력해 왔다. 학술원은 고인에 대해 “유럽 중심의 외교사와 강대국 중심의 국제관계사를 비판하고 구한말 외교 이론과 국제관계 이론을 객관적이면서도 주체적으로 연구했다”고 평했다. 고인은 국제 정치와 외교적 관점에서 구한말 역사를 조명한 ‘세계관 충돌과 한말 외교사(1866∼1882)’를 비롯해 ‘세계외교사’, ‘외교사란 무엇인가’ 등 여러 저서를 펴냈다. 이 중 ‘세계외교사’는 한국인이 쓴 첫 외교사 서적으로 꼽히며 ‘외무고시 교과서’로 사용됐다.
빈소는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6시. (033)254-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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