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에도 대출금리 올린 은행들...당국 점검 나선다
한국은행이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내렸는데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자 금융당국이 점검에 나선다. 은행권이 이자 이익을 위해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를 이용한 ‘꼼수’를 써왔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은행 20곳에 차주별·상품별로 준거·가산금리 변동 내역과 근거,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COFIX) 등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지표(기준)금리’에 은행들이 신용위험, 운영비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한 뒤 일종의 할인금리인 ‘우대금리’를 빼서 산정된다.
은행들은 지난해 7월 가계대출이 급증하기 시작하자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대출금리를 높여왔다. 가산금리는 높이고 우대금리는 낮추는 방식이 활용됐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이용해 임의로 높은 대출금리를 유지해온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실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정도보다 2.8∼6.1배 우대금리 적용을 줄여 대출금리 인상효과를 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를 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2월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전인 9월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1.13%포인트(4.04→5.17%) 올라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이어 신한은행이 0.7%포인트(4.2→4.9%), NH농협은행·하나은행이 0.19%포인트(각각 4.47→4.66%, 4.38→4.57%), KB국민은행이 0.1%포인트(4.39→4.49%) 각각 올랐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지표금리는 0.14∼0.22%포인트 하락했지만, 가산금리를 0.07∼0.19%포인트 올리고 우대금리를 0.13∼1.41%포인트 덜 깎아준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우리은행은 가산금리를 0.11%포인트 내렸지만 우대금리를 1.41%포인트나 덜 적용해 대출금리를 높였다.
은행권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당국의 압박으로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출 조이기를 명분으로 한 과도한 금리 인상이 결국 은행들의 ‘돈 잔치’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4대 금융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총 41조8760억원으로 전년(40조6212억원)보다 3.1%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4대 금융 순이익 또한 16조4205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ETF자금이탈에 해킹까지…비트코인 연이은 악재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와 대규모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이탈로 박스권에 갇혔던 가상화폐 시장이 2조원대 해킹 악재까지 만났다.
23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바이비트’는 최근 북한의 해킹조직으로부터 약 14억6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에 달하는 가상화폐를 탈취당했다. 벤 저우 바이비트 최고경영자는 “해커가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이번 해킹은 2014년 마운트곡스(4억7000만달러)와 2021년 폴리 네트워크(6억1100만달러) 사건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이번 해킹의 배후로 지목된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는 지난해 인도 가상화폐 거래소 ‘와지르X’에서 2억3490만달러, 대출 프로토콜 ‘라디언트 캐피탈’에서 5000만달러 규모의 가상화폐를 해킹한 바 있다.
2018년 설립된 바이비트는 일일 평균 거래량 360억달러(약 51조7860억원)에 달하는 세계 10위권 가상화폐 거래소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바이비트는 해킹 이전 약 162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번 해킹으로 자산의 약 9%에 해당하는 이더리움을 도난당했다.
최악의 해킹 소식에 가상화폐는 일제히 하락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1일 한때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2.42% 내린 9만6116달러에, 이더리움은 3.04% 하락한 2660달러에 거래됐다.
ETF에서 지속적인 자금 유출이 나타나는 점 역시 가상화폐 하락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스팟온체인에 따르면 지난주 평일 거래일 동안 미국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는 총 6억650만달러(약 8756억원) 상당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미 정부의 관세 부과로 인플레이션이 오게 될 경우 금리 상승 위험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약화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2072년 한국 성장률 0.3%·연금 2057년 고갈”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2072년 1650만명대(중위 추계)까지 쪼그라드는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2072년 국가채무가 730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발간한 ‘NABO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올해 1270조4000억원에서 2072년 7303조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47.8%에서 173.0%로 확대될 전망이다.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규모는 2025년 85조5000억원(GDP 대비 3.2%)에서 2072년 270조7000억원(GDP 대비 6.4%)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복지분야 의무지출이 급증하면서 총지출은 2072년까지 연평균 1.6% 늘어나는 반면 총수입은 연평균 0.8%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예정처는 실질GDP 성장률의 경우 2025년 2.2%에서 2050년 0.8%로 1%를 밑돈 뒤 2060년과 2072년 각각 0.5%, 0.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