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으로 출국한 여행객 수는 중국의 무비자 정책에 힘입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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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중(反中) 정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려 집단적인 집회·시위로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의 무비자 정책으로 인한 접근성과 저렴한 여행 비용이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24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도착지별 내국인 출국자 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으로 나간 내국인은 64만790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1월∼지난해 1월 40만3470명이 중국을 찾았던 것에 비해 60.6% 증가한 수준이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내외국인 입국자 격리를 강제하던 2022년 동기보다는 24.9배로 늘었다.
열흘간 이어진 올해 설 연휴 기간에도 10만명이 넘는 여행객이 중국을 찾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2025년 설 연휴 운송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 사이 중국으로 출국한 여행객은 13만8196명으로, 중국은 여객 실적에서 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중국 여행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무비자 정책으로 비자 발급 부담이 사라지면서 여행 접근성이 좋아진 점과 상대적으로 항공 요금과 숙박비가 저렴한 점 등이 꼽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무비자 정책으로 인당 10만원 이상 들던 비자 발급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상하이와 칭다오 등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여행지의 예약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반중 정서 확대로 인한 영향은 아직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정치적으로 촉발된 반중 정서와 일반 국민들 생각의 괴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봤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부 집회 현장에서 나타나는 반중, 혐중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 과대 대표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극단적인 중국 혐오 발언에 휘둘리지 않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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