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멕시코 바야르타의 비단타 바야르타(파71·7436야드)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맥시코오픈(총상금 700만달러) 4라운드. 2017년 투어에 데뷔해 우승이 없던 세계랭킹 222위 브라이언 캠벨(32·미국)은 드디어 꿈에 그리던 우승 기회를 잡았다. 루키 올드리치 포트기터(21·남아프리카공화국)와 최종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하며 연장전에 돌입한 캠벨은 1차 연장에서 파로 비긴 뒤 2차 연장 18번 홀(파5)에서 강력한 드라이브샷으로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공은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지며 OB(아웃오브바운드) 지역으로 향했다. 단숨에 승부가 갈릴 수 있었던 절체절명의 순간, 승리의 여신은 캠벨을 향해 미소 지었다. 숲으로 사라질 것 같던 공이 기적처럼 나무를 맞고 튀어 코스 안으로 들어왔다. 가슴을 쓸어내린 캠벨은 세 번째 샷을 1.2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았고 포트기터는 내리막 버디 퍼트에 실패하면서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포트기터에 한타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캠벨은 이날 버디 4개, 보기 3개를 묶어 1타를 줄여 포트기터와 동타를 이뤘고 연장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한 뒤 아내를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PGA 1, 2부 투어를 합쳐 187번째 대회 출전 만에 거둔 감격스런 데뷔 첫승이다. 우승 상금은 126만달러(약 18억1000만원).
2017년 PGA 투어에 데뷔한 캠벨은 루키 시즌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페덱스컵 랭킹 180위로 밀려 시드를 잃고 말았다. 이에 2부 콘페리투어에서 뛰며 오랫동안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그는 이 대회전까지 PGA 정규 투어에 겨우 27차례 출전했고 콘페리투어에서는 159차례 출전해 준우승만 5번 거뒀다. 그는 와신상담 끝에 2024 시즌 포인트 랭킹 7위를 기록해 어렵게 올해 정규투어에 복귀했다. 하지만 소니오픈 기권, 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공동 51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컷탈락으로 부진해 다시 시드를 걱정했는데 이번 대회 우승으로 골프 인생의 큰 전환을 맞았다.
지난해 콘페리투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19세 4개월)을 세우며 올해 PGA 투어에 데뷔한 포트기터는 직전 출전 대회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공동 15위에 이어 준우승을 거둬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326.9야드(1위)를 기록할 정도로 가공할 장타력을 선보여 투어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