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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민 정서’가 독일 총선 승패 갈랐다… 보수 재집권 ‘극우정당 2위 돌풍’

입력 : 2025-02-24 13:43:46 수정 : 2025-02-24 13: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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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기사당 잠정개표 1위
메르츠 기민당 대표 “미·러 맞서 유럽 단결 최우선”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중도 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1위를 차지했으나 극우 정당의 급부상을 막지는 못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23일(현지 시간) 독일 연방의회 총선이 끝난 후 베를린 당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독일 공영방송 ARD는 잠정 개표 결과 제1야당인 기민당·기사당 연합이 득표율 28.6%로 제1당이 된다고 보도했다.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20.8%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총선 당시 득표율의 두 배에 육박한다. 최근 시리아·아프간 등 난민들의 흉악 범죄가 잇따르면서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 등을 앞세운 AfD가 약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민·기사 연합 주도로 연정이 구성되면 2021년 12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물러난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보수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집권 사회민주당(SPD)은 16.4%라는 사상 최저 득표율로 3위로 주저앉았다. 녹색당도 득표율이 전보다 3%포인트(P) 감소한 11.6%로 나타났다.

 

사회주의 좌파당은 8.8%의 득표율로 선전했으나, 지난해 11월 숄츠의 연정을 떠난 자민당은 득표율이 4.3%에 그쳤다. 독일 선거법상 정당 득표율이 5%를 넘어야 원내 입성이 가능하다.

 

기민·기사 연합을 이끄는 프리드리히 메르츠(69) CDU 대표는 앞선 출구조사 결과에서 1위가 확실시되자 승리를 선언했다.

 

메르츠는 부활절(4월 20일)까지 연정을 꾸리겠다며 각 당과의 협상을 예고했다. 그가 추후 연립 정부에서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을 배제한다고 선언한 만큼 숄츠의 사민당과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로이터통신 등 각 매체들은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의 '대연정'이 예상되며 여기에 녹색당이나 자민당이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메르츠는 이날 ARD 및 ZDF 등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승리 일성으로 “미국이나 러시아의 간섭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의 단결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내정) 간섭은 러시아의 개입만큼 극적이고 과감했으며 궁극적으로 터무니 없었다”며 일론 머스크가 독일의 극우 세력을 공개적으로 지원 사격한 일을 언급했다.

 

아울러 유럽이 자체적인 방위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나의 절대적인 우선순위는 가능한 한 빨리 유럽을 강화해 단계별로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을 보면 미국은 유럽의 운명에 관심이 없다는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츠는 기민당의 보수적인 뿌리로 돌아가겠다며 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고 강력한 이민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오랜 기간 기민당 내에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와 경쟁해 온 메르츠는 2009년 정계를 떠난 뒤 대형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포함한 많은 기업 이사회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시장 자유주의자다. 정치권에서는 전투적인 화법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본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베를린자유대학 정치학자 안토니오스 소우리스는 AFP 인터뷰에서 “메르츠는 산업 관련 경험이 풍부한 외부 출신 지도자이며 올라프 숄츠 같은 직업정치인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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