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내란 심판 큰 틀에서 함께 해야”
이 전 총리는 “좋은 후보 내면 협력”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대선 잠룡들이 24일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연대와 통합’의 대상으로 평가하며 탄핵 정국 속 관련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친명(친이재명) 일변도의 민주당을 탈당해 새미래민주당(새민주당)으로 옮긴 이 전 총리는 ‘윤석열·이재명 동반청산’을 주장하고 있어 ‘민주·새민주 연대’가 현실화할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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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광주 5·18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에 “민주당의 통합을 넘어서서 민주주의 세력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큰 연대와 연합의 길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 길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민주당과 이 전 총리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 “누구는 되고 안 되고 하는 폐쇄적 논리로는 통합이 어렵다”며 “지금은 이 전 총리를 포함한 야권에 계신 분들 모두가 힘을 모을 수 있는 연대와 화합의 논의를 함께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생각하고 동의하는 정치세력은 누구든지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22대 총선 당시 대표적 ‘비명횡사’(비명계 공천 불이익) 사례로 꼽히는 박용진 전 의원도 “내란 심판과 정권 교체라고 하는 대의명분의 큰 틀에서 (민주당과)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박 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이 전 총리를 두고 “민주당한테, 국민들한테 큰 사랑을 받고 기회를 얻었던 정치인이니 이제 국민들에게도 돌려드려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박 전 의원은 “더 나아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도 당겨 와야 할 판”이라며 “내란 추종 세력들과의 줄다리기인데 같이 줄을 잡아당겼으면 좋겠다”고 이 전 총리에게 호소했다. 그는 “(이 전 총리의) 말이 자꾸 사나워지고 서로 공격적으로 가던데 과거 악연, 구원이라고 하면 박용진 만한 사람이 어디 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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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때 이 대표와 이 전 총리 측 캠프 간 네거티브전이 극에 달하면서 양측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한 비명계 인사는 “지금도 우리가 많이 참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음을 내비쳤다. 이 전 총리도 앞서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좋은 후보를 내면 당연히 협력의 의지가 생길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 이대로 가기로 작심했다면 저에 대한 괜한 걱정은 접으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총리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겠다는 사람이 자신의 결백을 말하지 못하고, 당선 되면 재판을 미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현실이 대한민국의 불행”이라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과 각종 형사재판에 기소된 이 대표 모두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어서 비명계 주자들의 바람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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