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에서 3대 주가지수가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인 끝에 또다시 하락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의 모든 수입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가 이날부터 발효된 가운데 대상국들이 보복에 나서면서 관세 전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트럼프의 고율 관세가 발효되면서 일단 불확실성은 제거됐다는 분석에 장 중 저가 매수세가 활발히 유입됐으나 장 마감 30여분을 앞두고 매도 물량이 대거 집중되면서 주가지수는 다시 낙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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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70.25포인트(1.55%) 급락한 42,520.9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1.57포인트(1.22%) 밀린 5,778.15, 나스닥종합지수는 65.03포인트(0.35%) 떨어진 18,285.1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3대 주가지수는 모두 장 중 -2% 안팎까지 낙폭을 확대하며 관세전쟁 공포를 반영했으나 장 중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나스닥 지수는 한때 1.30%까지 상승 전환하기도 했고 S&P500 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장 마감 30여분을 앞두고 갑자기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주가지수는 급전직하, 결국 3대 주가지수는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의 경우 막판 30분간 낙폭이 260포인트에 달했다.
시장의 불안한 움직임에는 관세 전쟁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의 모든 수입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는 이날부터 발효되기 시작했고 대상국들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어리석은 짓"이라며 300억캐나다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맞불 보복 관세를 즉각 발효하기로 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침도 공개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이 부과한 관세와 관련, "오는 일요일 관세 및 비관세 조치에 대응하기로 했다"며 트럼프와 이번 주 통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또한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총 2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이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일부 미국 제품에 최대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재보복에 나서겠다고 압박하면서 관세정책의 향방은 오리무중으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캐나다의 대응에 "그가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우리의 상호 관세는 즉각 그만큼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지금 증시의 조정은 조건부 조정이라고 부르겠다"며 "실제로는 한 가지 조건에 근거를 두는데 그것은 트럼프가 관세를 얼마나 유지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콜베이인베스트먼츠의 클라크 게라넨 수석 시장 전략가는 "우리는 관세가 협상 전략일 뿐이고 길고 지루한 상호 무역전쟁의 시작이 아니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일단 먼저 매도하고 나중에 질문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경제지표는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주요 소매업체인 타겟이 실망스러운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소비심리 악화 추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타겟의 짐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월 매출이 부진했고 소비자 신뢰 하락이 임의 소비 지출에 영향을 줬다"며 "올해 기대치를 신중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요 인사도 관세 강행과 경기 성장률에 대한 우려를 내놨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나는 일부 관세의 영향이 인플레이션,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히 고려하고 있다"면서 "올해 나중에(later this year) 효과의 일부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한 데 대해서도 "그것은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지난 2018~19년을 돌이켜 보면 관세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보면 기술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금융은 3.54%의 낙폭으로 가장 저조했고 유틸리티와 부동산, 소재, 산업,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도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금융업종에선 JP모건체이스가 4% 하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19%, 웰스파고는 4.84% 떨어졌다. 이날 금융업종의 주가 낙폭은 2023년 지역은행 위기 이후 하루 최대 손실폭이다.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약세를 보였다. GM과 포드는 각각 3% 안팎으로 떨어졌다.
거대 기술기업들은 혼조 양상을 보였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보합권을 형성했다. 테슬라는 4% 넘게 떨어졌고 메타플랫폼스도 2.30% 내렸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차량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급감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았다. 반면 엔비디아와 알파벳은 2%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가전 판매점 베스트바이는 관세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코리 배리 최고경영자가 말한 뒤 주가가 13% 급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17.7%까지 내려갔다. 대신 상반기 내 25bp 인하 확률은 50.9%, 50bp 인하 확률은 29.5%까지 올랐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3포인트(3.20%) 오른 23.5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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