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성적은 5할도 되지 않는 12승18패. 5위 신한은행과 12승18패 동률에 상대전적도 3승3패로 팽팽히 맞섰으나 상대 골득실에도 딱 1점이 앞서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행 막차를 탔다. 플레이오프 상대는 정규리그 1위의 우리은행. 절대적 열세라는 평가 속에서도 당당히 맞섰고,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가는 투혼을 발휘했다. 5차전에 패했지만, 그들의 ‘봄 농구’는 처절하고도 아름다웠다. 청주 KB 얘기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문턱을 한끗 차로 끝내 넘지 못한 청주 KB의 김완수 감독이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김완수 감독이 이끄는 KB는 10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5차전 원정 경기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45-53으로 무릎을 꿇었다. ‘에이스’ 강이슬이 3점슛 3개 포함 20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포인트가드 허예은이 11점 5어시스트로 활약했지만, 두 선수를 제외하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선수층의 한계로 이겨내지 못했다. 2,4차전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켰던 나가타 모에(일본)도 이날은 6점에 그쳤다.



PO를 2승 3패로 마친 KB 김완수 감독은 “코치진, 사무국, 선수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 경기는 졌지만우리 선수들에게 뭐라고 (비난)할 수 없을 것 같다. 칭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작게 미소 지었다. 이어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고, 성장했고, 잘해줬는데 경기 내용에서우리은행 선수들의 연륜과 경험이 더 앞섰던 것 같다. 아쉽긴 하지만 속은 후련하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일정을 마친 KB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내년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김 감독은 “시즌은 끝났지만 내년엔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 경기장에 더 많은 팬이 찾아오시도록 즐거운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KB는 그간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인 박지수가 이끄는 ‘박지수 원맨 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박지수가 해외 무대로 진출하면서 전력의 절반 이상을 잃었다. 김완수 감독은 박지수가 없는 2024∼2025시즌의 KB를 돌아보며 "개인적으로는 대성공"이라고 자평하며 "박지수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도록 할 자신이 생겼다. '박지수가 없어도 충분히 이런 경기력을 낼 수 있구나'라는 마음도 생겨서 더 뜻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지수가 언젠가 돌아온다면 마음 편하게 부담감을 내려놓고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며 "박지수가 없는 동안 선수 개인은 물론 팀도 성장했다. 나중에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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