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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아베파 입김에… ‘한복 조롱’ 인물 공천한 자민당

입력 : 2025-03-12 19:50:46 수정 : 2025-03-12 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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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타, 참의원 선거 비례 공천 논란
당 비자금 스캔들 연루에 직무정지도
아사히 “아베파 간부들 요청”… 반발 일어

한복과 아이누(일본의 홋카이도 등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 전통 의상을 두고 망언을 일삼아 일본 정부도 인권 침해를 인정한 스기타 미오(杉田水脈·사진) 전 의원을 집권 여당 자민당이 올해 여름 예정된 참의원(상원) 선거 비례대표로 공천하기로 한 데 옛 아베파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스기타 전 의원은 2016년 유엔 회의에 참여했을 당시 “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의상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 등의 차별적 발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재일교포와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이 지방 법무국에 인권 구제를 신청했고, 2023년 삿포로법무국, 법무성이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또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정치자금 보고서에 1564만엔(약 1억5000만원)을 부실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4월 6개월 당 직무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 때문에 6개월 후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에 입후보하지 못했지만 참의원 출마를 요구해 왔다.

자민당의 스기타 전 의원 공천 결정에는 생전 일본 정계를 좌지우지했던 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의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본유신회 공천을 받아 2012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됐고, 아베 전 총리가 불러 자민당으로 옮긴 뒤 두 차례 더 중의원 의원 배지를 달았다. 아사히는 “(스기타 전 의원이) 일부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어 자민당 지도부는 표를 더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옛 아베파 간부들의 (공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공천에 소극적이었으나 최종적으로 밀렸다”고 짚었다.

공천 결정이 나긴 했지만 내부 반발이 작지 않다. 참의원 중견 의원은 아사히에 “좋을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고, 한 중의원도 “스기타 전 의원 공천으로 오히려 표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자민당 간사장은 “(공천 결정이) 차별적 발언을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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