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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러·우크라 전쟁이 주는 냉정한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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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17 23:33:20 수정 : 2025-03-17 23: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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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2022년 2월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 가입 차단과 우크라이나 돈바스 등 동남부 국경지역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일으킨 침략전쟁이다. 이러한 명분에 더해 ‘대제국’ 구소련연방의 영광 회복과 함께 종신집권을 노리는 푸틴의 정치적 야심이 더해진 ‘정의롭지 못한 전쟁’이 러·우전쟁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군사 초강국 러시아의 일방적 우세로 초단기전이 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개전 4년을 맞고 있는데 자국 영토까지 점령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70만을 넘는 전사상자 발생으로 병력 보충이 절실한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까지 받는 처지로 몰리기도 했다. 속전속결의 전격전으로 초단기에 끝내려 시작한 전쟁이 강도 높은 소모전으로 공방을 거듭하며 전선도 거의 교착상태였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군의 총공세로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지인 러시아 남동부 접경지 쿠르스크에서 수세에 몰려 퇴각 중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현 전황을 보면 지난 1월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으로 전황은 중대 전환점을 맞는 듯하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친러시아 성향의 종전안을 밝히고 있어 상대적으로 사기가 오른 러시아군이 실지(失地) 회복작전을 유리하게 펼치게 되었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종전구상은 대부분 러시아의 협상 조건과 유사한 내용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 러시아 점령지의 인정, 미국 지원 및 군 개입 거부 등이다. 이에 더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러·우전쟁의 교훈은 무엇이며 우리 군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첫째 스스로 나라를 지킬 힘이 없어 외부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면 우크라이나처럼 ‘패싱’을 당해 자신의 운명을 강대국들 처분에 맡겨야 한다는 냉혹한 국제현실이다. 둘째, 전쟁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모전식 전투방식이 아직도 유효하고 군사전략적 요충지와 최대한의 지리적 점령이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요소임이 확인되었다. 셋째, 국가 총력전 축소판인 러·우전쟁은 미래전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쟁이기도 하다. 미래전 양상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군사혁신 청사진을 그리는 데 있어 실증적 교훈을 준다. 넷째, 특정국이 군사적 약소국의 영토를 불법적으로 탈취하고서도 무사하게 되면 이는 호전적이거나 팽창주의를 펴는 국가들을 대담하게 만들어 현상 변경을 시도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러·우전쟁 전투 양상을 볼 때 향후 미래전 개념은 크게 인공지능(AI) 중심의 네트워크전과 드론·로봇 복합전을 들 수 있다. 전력배비(戰力配備), 부대구조와 작전개념을 새롭게 재정립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군은 새로운 위협과 미래전 양상을 고려하여 ‘국방혁신 4.0’을 재검토하고 더욱 가속하여 자위력 강화에 진력해야 한다. 군 구조부터 무기체계에 이르기까지 새 판을 짤 정도의 근본적인 군사혁신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6·25전쟁 이후 지금까지 크게 변하지 않은 군 구조와 성능 향상에 치중한 무기체계로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직접 싸워 본 북한군을 상대로 미래전의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대대적인 군사혁신에 돌입하기를 국방 당국에 촉구한다.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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