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고령자 10명 중 3명은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는 분석이 나왔다. 노인일자리 참여자 중 70대 이상 후기노인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8일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의 ‘건강노화 관점에서 살펴본 노인의 건강상태 비교 분석’에 따르면 김 부연구위원은 경제활동 참여 여부에 따른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신체적 기능, 인지적 기능, 심리정서적 건강상태 차이를 분석했다. 2023 노인실태조사 원자료를 활용했다.
신체적 기능의 지표 중 하나로 일상생활수행능력(옷 입기, 세수하기, 화장실 다녀오기 등 기본적 활동 능력)을 살펴보니 경제활동 참여자의 완전 자립 비율은 98.8%, 경제활동 미참여자는 86.8%로 경제활동 참여 여부에 따라 10%포인트이상 차이가 났다.
경제활동 참여자 중 노인일자리 참여자는 완전 자립 비율이 97.2%로 나타났다. 노인일자리 참여자 중 약 2~3%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부분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노인일자리 참여자 중에서도 시장형사업단은 참여자의 100%가 완전 자립한 것으로 나타났고 취창업형은 98.9%, 공익활동은 97.1%, 사회서비스형은 94.8% 등으로 유형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 민간형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신체적 기능상태가 공공형 일자리 참여자에 비해 높았다.
금전 관리, 전화 걸고 받기, 교통 수단 이용하기 등 보다 심화된 활동 수행 여부를 측정하는 수단적 일상생활수행능력 측면에서도 완전 자립 비중은 경제활동 참여자(91.5%), 노인일자리 참여자(85.6%), 미참여자(75.0%) 순으로 나타났다.
인지적 기능은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증인지저하자 비중이 경제활동참여자 21.4%, 미참여자는 23.6%인 것에 반해, 노인일자리 참여자는 30%대(33.8%)를 나타냈다.
노인일자리 참여자들과 나머지 고령자 사이 인지기능 격차가 벌어지는 건 노인일자리 참여자 중 70대 이상 후기노인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전기노인보다 후기노인 집단에서 인지저하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리정서적으로는 우울증상을 지니고 있는 비중이 경제활동 미참여자(15.1%), 노인일자리 참여자(9.2%), 경제활동 참여자(4.9%) 순으로 높았다.
각 분야를 종합하면 경제활동 중인 고령자가 비활동자보다 전반적으로 건강상태가 더 양호하되, 노인일자리 참여자는 다른 경제활동 참여자보다 상대적으로 신체적, 인지적 기능상태가 떨어지고 있다는 결과로 요약된다.
김 연구위원은 노인일자리 참여자 중 후기 노인이 많아 신체·인지 기능이 낮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신체적, 인지적 기능상태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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