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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나래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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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20 23:12:29 수정 : 2025-03-20 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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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아직 차가운 3월이 지나고 완연한 봄이 오면 하나둘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 시기 깊은 숲 속 나래완두의 새싹도 작은 몸을 세상에 내보이기 시작한다. 이 식물은 지리적으로 한정된 지역에서만 자라는 우리나라 고유종 중 하나로 남부지방의 계곡 등지나 햇빛이 약하게 드는 습한 지역을 지나다 보면 보랏빛 꽃이 수줍게 피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름 앞에 붙은 ‘나래’라는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나래완두의 생김새 어디에도 날개 모양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깃털 모양의 겹잎이 어긋나게 자라는 외양이 날개의 깃털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싶다.

나래완두는 콩과(Fabaceae) 나비나물속(Vicia)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키가 30~50㎝ 정도고 4~7쌍의 작은 잎이 달린다. 꽃은 4월 말에서부터 늦으면 6월까지도 피는데 꽃차례가 1~2㎝로 매우 짧고 꽃받침에 털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나비나물속’에는 나래완두 등 총 24종의 식물이 속하는데 이는 ‘콩과’ 안의 총 52가지 속 중 가장 많은 종을 포함하는 것이다. 또한 주로 전라도와 경상도의 산지, 계곡 등에 고르게 분포하여 약용이든 식용이든 유익한 활용도를 찾아내기에 좋은 식물이라 생각한다.

중국, 튀르키예, 스페인 등의 국가에서는 나비나물속 식물들을 빈혈, 당뇨, 간 질환 등에 전통적 약재로써 활용해 왔다고 한다. 또한, 해외에는 이미 나비나물속 식물들이 파킨슨병, 혈당, 경련, 우울증, 염증 등에 효과를 보인다는 약리학 논문들이 다수 보고되고 있다. 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나래완두는 식용 외에는 별다른 활용도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아직 잠재적 가치가 발견되지 않았기에 앞으로 무궁한 활용 가능성을 찾아내기에 좋은 연구 대상이라 생각한다.

예로부터 우리 땅에 함께 살아온 생물들의 가치를 세심히 살펴 유용성을 찾아내는 것은 외국산 생물의 의존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도 이번 봄에는 보물 같은 자생생물들을 찾아 산과 들로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박종원 국립생물자원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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