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의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건조한 대기와 강풍으로 인해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산불이 잡히지 않자 인근 8개 마을의 주민들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졌다.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잇따르는 가운데 산림청은 전국의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경계·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22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야산에서 전날 오후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전날 오후 6시40분쯤에는 산불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가 발령돼 진화 인력이 집중됐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은 진화 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산청 지역은 이날 건조주의보가 내려졌고 산 정상 부근에는 최대 풍속 10~15m 수준의 강풍이 불고 있는 상태다.
산불 3단계는 피해 추정면적 100㏊ 이상 진화 예상 시간 24시간 이상 등 기준에 따라 발령된다.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진화율은 70% 수준으로 파악됐지만 바람이 다시 강해지면서 오후 3시에는 진화율이 65%로 오히려 떨어졌다. 산불영향구역도 275㏊에서 290㏊로 넓어지면서 산천군은 인근 8개 마을 주민들에 대피령을 내렸다.
경남 김해 야산에서도 오후 2시쯤 불이 났다. 산림당국은 불이 난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 야산에 진화인력 50여명과 장비 10여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지만 산청 산불과 겹쳐 조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도 이날 오전 11시24분쯤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2시10분쯤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진화 헬기 27대와 차량 36대, 인력 375명이 현장에 투입됐고 진화율은 30% 수준이다. 의성군은 주민을 대피시키는 조치에 나섰다. 울산 울주군 야산에서도 이날 오후 12시쯤 불이 나 부산울산고속도로 일부가 통제됐다.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의 한 야산에서도 오후 2시쯤 불이 나 산림 당국이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대구 북구 국우동 야산에서는 이날 오전 10시쯤 불이 났지만 약 20분 만에 진화됐다.

전국에서 산불이 잇따르자 산림청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산림청은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현재까지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총 16건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했다”며 “산불재난 위기에 총력 대응하고자 국가위기경보를 상향 발령했다”고 밝혔다.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경계 경보가 발령된 지역은 소속 공무원의 6분의 1 이상과 공익근무요원 3분의 1 이상이 현장에 배치되거나 비상 대기하고 심각 지역은 소속 공무원 4분의 1 이상과 공익근무요원 2분의 1 이상을 배치, 대기해야 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산림청은 지방자치단체·소방청·국방부 등과 협조해 활용 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조기 진화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만큼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대피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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