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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김정은, 2025년 러시아 방문 준비 중”

입력 : 2025-03-28 06:00:00 수정 : 2025-03-27 22: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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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승절 가능성 제기

러 외무도 평양行 채비… 정상회담 의제 조율 관측

다자 외교무대·교통편 등 변수
전승절 이전 러 방문 가능성도

성사 땐 북·러 전방위 밀착 선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러시아 고위 당국자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모스크바 답방을 제의한 이후 러시아 정부가 관련 논의에 진척이 있음을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와 인도-양국 관계를 위한 새로운 의제를 위해’ 콘퍼런스에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준비 중이라고 확인했다. 루덴코 차관은 “우리는 언제나 모두와 방문 교환에 대해 협상한다”며 “나는 말 그대로 2주 전에 북한에 있었고 다른 문제들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6월19일 평양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구체적인 방문 시기와 장소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절(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 80주년 행사를 계기로 방러할 가능성이 주로 거론돼 왔다. 최근 활발해진 북·러 고위급 인사 교류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시기가 가까워졌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루덴코 차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방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21일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을 만났는데 외교수장이 또 방북하는 것이다. 루덴코 차관도 15일 평양에서 최선희 외무상 등과 만나 ‘최고위급 접촉’ 일정을 논의한 바 있다.

 

북한에서도 리히용 노동당 비서가 지난달 27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고, 윤정호 대외경제상과 전설룡 보건성 부상이 러시아를 찾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방러를 앞두고 양측이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양측 동향이나 북한의 정상외교 문법에 비춰 봤을 때 김 위원장이 5월9일보다 이른 시점에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승절 행사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러시아 우방국 정상들이 한데 모이는데 북한 최고지도자가 다자 외교무대에 참석한 전례는 없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여러 정상들 가운데 섞여 있는 모습이 아닌 양자회담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대등한 모습으로 비치길 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김 위원장이 다른 정상들과 함께 행사에 참석하는 건 북한의 통치 스타일에 맞지 않고 러시아에도 부담”이라며 “전승절 이전에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단독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2015년 김 위원장의 전승절 70주년 기념식 참석을 논의했지만, 막판에 북한이 불참을 통보해 무산된 바 있다.

 

평양에서 모스크바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전용기가 북한에 없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모스크바까지 열차로 이동하면 장기간 평양을 비워야 하는 부담이 있고, 러시아 항공기를 이용하는 방법은 국격이 떨어져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변수를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2023년 정상회담 때처럼 극동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정부도 김 위원장의 방러 시기에 대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포럼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방러가 성사된다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네 번째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지난해 6월 군사동맹에 준하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맺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이를 실행에 옮긴 두 정상은 더욱 강력해진 양국 관계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군 파병의 반대급부와 군사 분야를 포함한 다방면의 교류·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1만1000여명 중 약 4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올해 1∼2월 3000명 이상이 증원 개념으로 추가 파병됐다고 밝혔다.


김병관·서필웅·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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