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함에 따라 대미 수출량이 많은 일본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52%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신차 판매대수는 약 1600만대로, 그 중 일본산이 30%에 달한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최근 엔저의 영향과 대형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미국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3일(현지시간)부터 외국산 자동차 관세 징수에 들어간다고 발표하면서 더는 이같은 흐름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1∼10월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중 47%를 미국에서 생산했고 나머지 절반가량은 일본·캐나다·멕시코에서 만들어 수출했다. 따라서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30% 정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노무라증권은 추산했다.
관세 폭격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자동차메이커는 마츠다와 스바루다. 마츠다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80%가량을 멕시코·일본에서 만들고, 스바루는 50%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하긴 하지만 전 세계에 판매하는 차량 70% 이상을 미국에서 팔 정도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은 “마츠다·스바루 두 회사는 “제조 거점이나 조달처를 재검토할 필요성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마츠다는 영업 적자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추가 관세가 일본 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가 1위 품목으로,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재무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대미 수출액은 21조2951억엔(약 207조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자동차가 6조261억엔으로 전체의 28.3%를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가 엔진과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자동차 핵심 부품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는데, 이를 합치면 비중은 34.0%까지 늘어난다.
다이니치생명 경제연구소는 관세의 영향으로 국내 생산이 감소해 일본의 실질 GDP가 최대 0.52% 떨어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관세 폭격으로 일본산 차량의 대미 수출길이 완전히 막힐 경우 최대 13조엔(126조원)의 경제 가치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이 소비한 금액보다 60% 많고, 일본 명목 GDP의 2%에 가까운 숫자다.
대미 수출이 10%만 줄어도 일본 경제에 12조원가량의 영향을 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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