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 기피 혐의로 한국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본명 스티븐 유)이 데뷔 28주년을 맞아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유승준은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간의 소회와 아쉬움을 담은 글을 남겼다. 그는 “28년이 됐다. 함께한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 그래서 더 특별한 걸까. 지난 추억은 묻어 뒀다. 세월은 지났고 모든 게 옛날이 됐다”며 활동 시절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렇게 많은 사랑받을 줄 몰랐고, 제가 여러분을 그렇게 실망시키고 아프게 할 줄도 정말 몰랐다”며 “그땐 참 어리고 겁 없고 무모하리만큼 자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리석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5년 남짓 활동하고 그 후로 23년을 이렇게 여러분들과 이별이다”면서도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또 분에 넘치는 사랑과 격려를 해주신 여러분이 있었기에 오늘도 유승준으로 살아간다”고 감사함을 표한 그는 여전히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유승준은 “누가 뭐래도 포기하지 않고 여러분이 기억하는 그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겠다”며 “언젠간 꼭 다시 만날 그날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얼은 눈이 녹아내리듯 얼어붙은 아픈 응어리들이 녹아내리는 그날이 꼭 다시 오길 기도한다. 사랑하고 고맙다”고 글을 맺었다.
유승준은 입영을 앞둔 2002년 1월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이후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졌고, 법무부는 한국 입국 금지 처분을 내렸다.
2015년 유승준은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으로 비자를 신청했지만 “유승준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거부되었고, 2020년 10월에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2심에서 승소했지만 비자 발급은 여전히 거부되고 있다.
이에 유승준은 지난해 9월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법무부를 상대로 입국금지 결정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며, 지난달 20일 1차 변론기일이 열렸다. 재판부는 오는 5월 8일 한 차례 변론기일을 더 열고 변론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다만 유승준이 승소해 비자를 발급받더라도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병무청은 아직 유승준에게 내린 입국 금지 조처를 유지하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