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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에 발주 선박 첫 취소… 韓에 호재 되나

입력 : 2025-04-02 06:00:00 수정 : 2025-04-01 21: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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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LNGBV 2척 계약 보류
美정부, 中 수수료 부과 조치 영향
국내 조선업계로 물량 이전 기대
日 기술력 떨어져 반사이익 못 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선적(船籍) 또는 중국 조선사 건조 선박에 고액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뒤 처음으로 미국 기업이 중국 조선소와 계약했던 선박 발주를 취소하는 사례가 나왔다. 이 결정이 향후 한국 조선업계에 반사이득을 던질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은 최근 중국 조선소에 건조를 맡겼던 액화천연가스벙커링선(LNGBV) 신조 계약을 보류하기로 했다. 엑손모빌은 지난달 LNGBV 2척을 건조할 슬롯을 중국 조선소를 통해 확보했으며, 조만간 공식 계약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엑손모빌은 슬롯을 확보하는 이 옵션을 끝내 행사하지 않았다. 중국이 아닌 곳에서 LNGBV를 건조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이는 미국 정부의 중국 견제와 맞물려 있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국적 해운사와 중국 내 건조 선박에 대해 최대 300만달러(44억원)에 달하는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지난달 공개했다. 엑손모빌이 중국 조선사와의 계약 미성사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이는 일단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의 견제를 받는 중국 조선소 대신 한국 조선소를 찾는 글로벌 발주사들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중국을 제외하면 일본 정도가 우리의 경쟁국인데 한·일 조선 기술력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형국이다. 일본 조선소가 현재 중형 선박이나 크루즈선 등의 특수선 수주에 집중하는 이유다.

 

LNGBV는 LNG운반선이 항구에 정박하지 않고 해상에서 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중형급 선박이다. 상용화된 지 오래된 선박이 아니어서 적지 않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기술력은 충분하나 독 등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HD현대미포나 HJ중공업 등의 국내 중형 조선소에서 수주할 가능성이 큰 선종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조선소로 가려다가 취소된 물량이 한국 조선소로 올 가능성이 높고, 향후 그런 취소 물량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제는 우리 조선소의 현재 캐파(생산능력)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소들이 3년 이상 일감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독이 가득 차 있다”며 “신조 발주가 나와도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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