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지내며 1987년 민주화운동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1964∼1987)군 고문치사 연속 보도를 이끈 남시욱 전 세종대 석좌교수가 1일 오후 1시 별세했다. 향년 87세.
1959년 동아일보 1기 수습기자로 입사한 고인은 1987년 편집국장이 된 후 박종철군 사망에 대한 추적보도를 지시하며 고문치사 진상을 끈질기게 파헤쳤다.
1997년 8월호 ‘신문과 방송’ 칼럼에서 그는 “정부 당국의 압력은 갈수록 대단했다. 이러다가는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 생겼다. 생각다 못해 취재담당 부국장인 H씨를 불러 ‘만약 내가 어떻게 되더라도 박군 사건은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썼다.
그는 “정부와 언론이 대립되었을 때 언론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당초의 초지를 굽히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다. 만약 언론이 중도에서 굽히면 그것은 언론의 비참한 패배로 끝날 뿐”이라고 회고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3일 낮 12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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