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전략이 구체화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결이 다른 메시지가 발신되고 있다. 존 케인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는 그제 상원 군사위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은 미국에 즉각적인 안보 도전을 야기한다”며 주한·주일미군 감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자신이 의장에 인준되면 “‘프리덤 에지’(한·미·일 3국 다영역 훈련) 등 군사협력과, 3국 미사일 데이터 경고 공유 메커니즘 등을 3국 안보협력의 청사진으로 활용하는 것을 계속 옹호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군 최고 수뇌부가 대외 환경 변화와 관계없이 한·미·일 협력체계가 굳건하다는 언급을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심쩍은 부분도 없지 않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해외 군사 개입 축소 방침을 천명하며,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벗어던지려 한다. 대신 해외 주둔 미군을 구조조정하고, 동맹국에 더 많은 안보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향후 5년 동안 매년 국방비를 8% 감축할 계획이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이 원하면 언제든 차출 내지 감축은 기본이다. 우리로선 대북 군사위협 억제 기능 약화가 불 보듯 훤하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미 국방부의 ‘잠정 국가 방어 전략지침’에 언급된 내용과도 다소 차이를 보인다. 전략지침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과 재래식 무기 위협과 관련해 이에 직면해 있는 한국과 일본 등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식의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케인 합참의장 후보자의 발언은 내부적으로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거나 개인 의견 정도로 치부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달 31일 그는 북한을 “핵국가”라고 부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관련해 “나는 어느 시점에 무엇인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장된 화법일 수 있지만,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이벤트를 다시 시작하고, 한·미동맹을 뒷전에 두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얼마 전 아시아 순방 때 한국을 패싱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와중에 2023년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협정의 효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일이다. 복귀한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경제만큼이나 대미 안보채널 가동에도 진력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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