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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대신 다양한 작물 ‘신개념 논농사’… 쌀 과잉생산 막는다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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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04 06:00:00 수정 : 2025-04-03 22: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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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벼 재배면적 조정제’ 활성화 총력

여름 콩·겨울 양파 심고 봄·가을엔 배추
이모작 방식으로 생산성·소득 ‘쌍끌이’

벼 농업생산액 1ha당 707만원이지만
작물 이모작 땐 평균 2976만원 달해

직불금 우선 배정 등 다양한 혜택 부여
농식품부 “벼 중심구조 탈피 정책 박차”

공동영농으로 소득을 배당하는 새로운 개념의 ‘영농모델’이 지방자치단체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경북 영덕 달산지구다. 논을 중심으로 한 이모작 공동영농 체계를 도입해 농업의 생산성과 소득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곳은 지난해 12월25일 크리스마스에 이모작(콩·양파+배추) 공동영농의 첫 배당으로 평(3.3㎡)당 3000원을 받았다. 백성규 팔각산절임배추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기존에 벼만 재배하던 21㏊의 논에 여름에는 콩, 겨울에는 양파를 심고 봄·가을엔 배추를 재배하는 방식으로 이모작을 실현하고 있다.

경북 혁신농업타운 영덕 달산지구 농민들이 벼농사를 짓던 농지를 밭으로 전환한 뒤 수확한 배추를 들어보이고 있다. 경북도청 제공

영농조합법인이 이전까지 21㏊에서 벼만 재배했을 때의 연간 농업생산액은 약 1억4800만원. 하지만 콩·양파·배추 이모작으로 전환하자 생산액은 6억2500만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절임배추 가공까지 더하자 총 생산액은 무려 11억2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벼 단작 대비 약 8배 수준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1㏊당 농업생산액은 벼가 707만원인데 반해, 이모작 작물은 평균 2976만원에 이른다.

영덕 달산지구뿐만이 아니다. 경북 구미 무을면은 콩·특수미·조사료 이모작과 함께 두부 가공사업을 연계한 융복합 공동영농을 추진 중이고, 의성 단북면은 고구마와 조사료를 중심으로 농업 대전환에 동참하고 있다. 청송, 경주, 상주, 청도, 봉화 등도 벼 대신 다양한 타 작물을 선택해 고소득 작물로 전환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 혁신을 넘어 정부 차원의 ‘벼 재배면적 조정제’ 역할이 크다. 정부는 쌀 공급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조정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쌀 소비는 줄고 있으나 벼 재배면적은 여전히 과잉 상태다. 1인당 쌀 소비량은 2019년 59.2㎏에서 2024년 55.8㎏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벼 재배면적은 73만㏊에서 69만8000㏊로 고작 4.4%만 줄었다. 그 결과 매년 20만t 이상이 초과 생산되고, 정부는 4년 연속 시장격리를 통해 총 120만t의 쌀을 매입하는 데 2조6000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전적 수급 조절체계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8만㏊의 벼 재배면적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5만㏊는 초과공급 해소를 위한 것이며, 나머지는 벼 회귀 면적과 정책 이행률을 고려한 수치다. 지자체별로 감축 목표를 할당하고, 실적에 따라 정부 지원을 차등 배분해 정책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정부가 제시한 감축 유형은 △전략작물(콩, 조사료 등) 전환 △타 작물(녹비 포함) 전환 △친환경 인증 전환 △농지전용 △자율감축(휴경 포함) 등 다섯 가지다. 농가는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직불금·공공비축미 우선 배정·지자체 장려금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전략작물 직불금 예산은 2024년 1865억원에서 2025년 2440억원으로 확대됐고, 친환경직불 단가는 유기농 기준 ㏊당 70만원에서 95만원으로 인상됐다. 자율감축 유형에는 논 휴경 시 소득 보전을 위한 공공비축 활용도 포함된다.

농식품부는 지난 1일에도 박범수 차관 주재로 벼 재배면적 조정제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 16개 시·도 농정국장, 쌀 생산자 단체, ㈔한국RPC협회, 전국RPC연합회, 대한곡물협회, 농협경제지주 등이 참석했다. 박 차관은 “올해 벼 재배면적 감축 실적이 우수한 지자체는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서 우대하고, 부진한 지자체에 대해서는 지원을 제한할 계획”이라며 “필지 단위별로 구체적인 감축면적 확정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적극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정책 홍보와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감축 유형별 가이드라인 배포와 영농기술 교육, 콤바인 등 전용 장비와 기반 정비 지원도 추진 중이다. 위성사진을 활용한 재배면적 추정, 기초-광역-중앙 3단계 점검 체계도 도입돼 제도 이행을 꼼꼼히 살필 예정이다.

쌀 적정생산을 위한 예산 편성도 재편되고 있다. 2025년 벼 재배 관련 예산은 93억원에서 65억원으로 축소되고, 논 타 작물 재배지원은 145억원에서 299억원으로 확대됐다. 고구마, 깨, 밀, 가루쌀 등 자급률 제고 품목에 대한 종자비 지원도 신설됐다.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벼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자율성과 효율성을 모두 갖춘 수급 안정 체계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며 “농가 소득을 안정시키면서 쌀 산업의 지속 가능성도 함께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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