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관저서 사저로 옮겼다면 횡령죄” 조사 촉구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관저에 고가의 캣타워와 욕조를 설치했다가 퇴거 시 사저로 가져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횡령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진행된 대정부 질문에서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대통령 관저로 갈 때 500만원 정도의 캣타워, 2000만원 정도의 편백 욕조를 설치했는데, 이사 과정에서 이것이 운반됐다는 정황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향해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면 횡령 아니냐”고 물었고, 박 장관은 “여러 가지를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어떤 경위로 했는지 사실 관계를 몰라 대답을 드리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안귀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를 후원했던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계약서 물품 명세에 500만원 상당의 캣타워가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며 “김건희는 무자격 업체를 이용해 관저를 아방궁으로 꾸미고 있었냐”고 비판했다.
이어 “김건희가 무자격 업체에 불법적으로 공사를 맡기고 수십억의 혈세를 낭비했다면 좌시할 수 없는 명백한 국정농단”이라며 “그럼에도 감사원은 관저 이전 감사 당시 ‘21그램을 누가 추천했는지 모른다’는 대통령실에 아무런 추궁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관저 공사 특혜 의혹을 비롯해 김건희를 둘러싼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혀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한가선 청년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500만원짜리 캣타워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누구 좋으라고 이렇게 부풀려진 견적 비용을 세금으로 낸 것이냐, 바로 ‘21그램’이란 인테리어 업체”라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21그램은 과거 김건희 회사인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했던 업체”라며 “국가 예산으로 21그램에 보답하고자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가격의 인테리어 견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진보당 신하섭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윤석열은 관저에서 들고나온 500만원짜리 캣타워부터 반납하라”며 “내란범이니 횡령죄 하나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국민 세금으로 마련된 물품은 사적으로 가져가선 안 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거들었다.
앞서 이날 한겨레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한남동 관저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500만원 상당의 캣타워를 관저 내부에 설치했다. 당시 관저 공사 계약서 물품 명세에 이 같은 사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캣타워는 지난 11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포장이사 차량에 실려 옮겨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고양이 5마리와 개 6마리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관저 욕실에는 고급 편백(히노키) 목재로 제작된 맞춤형 욕조가 설치됐다. 자재 단가만 약 200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사양으로, 별도의 보일러·급수장치·방수 시공 등도 여러 업체가 맡아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고로 설치된 시설물을 개인 거주지로 옮긴 행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횡령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법조계 해석도 나온다. 일반 공무원 관사 기준으로도 비품 교체나 소모품 구입 비용은 사용자가 직접 부담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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