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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기업 美증시 상폐’ 카드… 中 “내수확대 기회로” 맞서 [관세 전쟁]

입력 : 2025-04-16 18:48:17 수정 : 2025-04-16 21: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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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의 양보도 없는 美·中

美, 中 국제경제 고립 전략 구상
상품 운송·저가 공산품 수입 금지
각국과 협상서 동참 요구 가능성

中 “국내 대순환 체제 전환 가속도”
시진핑, 말聯 방문… 우군 확보전
‘협상 베테랑’으로 통상 대표 교체

서로에게 1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며 미·중 관세전쟁이 점입가경이다. 미국은 중국에 협상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는 동시에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는 각종 전략을 구상 중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응전 의지를 분명히 하며 중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의지마저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은 우리와 협상을 해야 하지만 우리는 중국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성명을 읽은 뒤 “우리는 중국과의 거래에 열려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보복하지 않고 협상을 요청한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은 미국이 부과한 145%의 관세에 125% 보복관세로 맞대응하고 있다.

 

중국이 순순히 나오지 않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국제경제 무대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전략 구상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관세율을 낮춰 주는 대가로 △중국이 해당 국가를 거쳐 상품을 운송하는 것을 막고, △중국 기업이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해당 국가에 회사를 세우지 못하도록 하고, △중국의 값싼 공산품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요청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 전략은 무역협상을 총괄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주도하고 있으며 6일 베선트 장관은 이 같은 구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WSJ는 미 정부가 이미 일부 국가에 이런 구상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향후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베선트 장관은 9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폐지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모든 게 테이블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정부의 관세 공세로 인해 중국의 대미 수출길이 위축되고 있지만, 중국 내부에선 이번 갈등이 산업구조 전환과 내수 시장 강화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이외의 지역과의 무역 및 투자 협력을 확대하며 대외 의존도 재조정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관세 갈등이 중국의 기술 역량 강화와 내수경제 통합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수출 중심 모델에서 국내 대순환 체제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동시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을 중심으로 한 역내 무역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두 번째 방문국인 말레이시아에서 미국과의 관세전쟁 우군 확보를 위한 연대 강화 행보를 이어갔다.

 

미국 시장을 대체할 또 다른 축은 남미다. 중국은 17∼18일 브라질리아에서 브라질 농업부와 양자 협의를 갖고, 대두·쇠고기 등 주요 농산물의 수입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 계면신문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 겸 부부장을 왕서우원(王受文)에서 리청강(李成鋼)으로 교체했다. 리청강은 상무부에서 수십년간 국제 협상을 맡아왔다. 이번 인사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베이징=홍주형·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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