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항공편 이용 방문객 10% ↓
캐나다인 예약 건수는 70%나 줄어
영국인 71% “국산품 구매하겠다”
골드만삭스, GDP 0.3% 손실 예측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이후 밀어붙이고 있는 고강도 관세·국경 정책 등에 대한 반감으로 미국 여행 기피, 미국 제품 불매가 현저히 뚜렷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제무역청(ITA)의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항공편을 통한 미국 방문객 수는 1년 전보다 거의 10%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감소가 미국 여행을 계획했다 취소한 사례가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며 특히 캐나다인들이 최근 미국에 대한 반감으로 계획을 취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향후 미국 방문을 계획하는 사람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OAG 에이비에이션 월드와이드’에 따르면 9월까지 캐나다에서 미국행 항공편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나 감소했다. 캐나다뿐만이 아니다. 호텔 예약플랫폼 어코르 SA에서 유럽 관광객의 올여름 미국 호텔 예약 건수는 25%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근래 유럽 관광객이 미국 입국 심사 중 구금된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유럽인들이 다른 여행지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제품에 대한 불매 움직임도 확산 중이다. 캐나다인 커티스 앨런은 “최근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하고 식료품점에서 미국산 제품을 사지 않도록 노력한다”면서 “이제 제품 원산지를 확인해야 해서 장 보는 시간이 두 배로 걸린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바클리스 은행이 지난달 25∼27일과 이달 8∼11일 실시한 소비자 조사결과 71%가 영국 기업을 위해 국산품을 더 구매할 계획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일 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일정한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악의 경우 미국 여행 감소와 보이콧에 따라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3%, 거의 900억달러(약 128조7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골드만삭스 소속 경제분석가 조지프 브릭스와 메간 피터스는 “미국의 관세 발표와 전통적인 동맹국들에 대한 공격적인 입장은 미국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에 타격을 입혔다”며 “이러한 역풍은 관세의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과 보복에 따른 수출 감소에 더해 2025년 미국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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