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자를 위한 생존법/폴 서터 지음/송지선 옮김/오르트/2만5000원
1957년 소련은 세계 최초로 ‘스푸트니크 1호’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우주 시대의 서막을 올린 사건이다. 이후 유리 가가린을 태운 보스토크 1호로 1961년 첫 ‘유인 우주선’이 탄생했고, 1969년에는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지난 60여년간 인류는 우주를 향해 끝없이 한 걸음씩 내디뎠다. 지금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고,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는 인류의 화성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이미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운영 중이고, 일본 역시 달 착륙에 성공한 바 있다.

기존에는 정부 차원에서만 이뤄지던 우주탐사가 이제 민간 영역에 내려오면서 일반인도 마음만 먹으면 상업 우주 비행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여행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듯 낭만적인 시선만으로 우주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 우주는 위험한 공간이다.
신간 ‘우주여행자를 위한 생존법’은 나사의 고문으로 일하는 천체물리학자 폴 서터가 전하는 ‘우주에 관한 모든 것’이다. 블랙홀이나 일반 상대성 이론은 물론이고 쿼크나 스핀이 등장하는 양자 역학 개념까지, 그동안 인류가 밝혀낸 과학적 지식이 총망라된다.
저자는 지구라는 품을 벗어나는 순간 우주 방사선 문제, 진공 상태, 운석과 충돌 위험, 중성자별과 암흑 물질 등 다양한 위협과 마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공이라는 단어를 그간 ‘진공청소기’로만 접한 일반인에게 ‘진공 상태’라는 말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사람의 폐와 몸을 바짝 말려버리는 위력이다. 우주에서 우주복을 입지 않고 살 수 있는 시간은 고작 몇 초 수준이다.
지구에서 아름답게 보이던 유성도 거대한 재난이 될 수 있다. 유성은 모래만 한 운석이 시속 16만㎞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태양계에서 행성의 왕인 목성은 1994년 21개 조각으로 부서진 혜성의 공격을 받아 대기가 변하기도 했다. 이때 충격은 전 세계 핵무기 공급량의 600배에 달하는 위력이다.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목격한 거대한 파도나 혹한은 빙산의 일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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