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발 부상 이유 들어 명단서 제외
최근 17경기 PK 1골 그쳐 ‘하락세’ 평가
“손 대신 젊은 피에 기회를” 팬심 식어
“팀 전력 무너져 수비 가담 탓” 옹호도
EPL서 15위… 감독 조기교체론 거세져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 중 한 명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의 EPL 내 입지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폭풍 드리블과 날카로운 슈팅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던 모습이 눈에 띄게 줄면서 전성기가 끝난 것 아니냐는 의문 부호가 잇따른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에 따른 결장까지 겹치면서 손흥민을 향해 박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지난 16일 구단을 통해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프랑크푸르트전에 결장한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1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치방크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와 8강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토트넘은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올 시즌 토트넘은 11승4무17패(승점 37)를 기록하며 EPL 20개 팀 중 15위에 머물러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탈락한 토트넘이 성과를 남길 수 있는 대회는 UEL만 남았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발 부상이 생겼다고만 밝혔을 뿐 정확히 다친 부위와 상태가 어떤지 공개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최근 몇 주간 발 통증을 참고 뛰었으나 최근 상황이 악화해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UEL에서 손흥민은 유일하게 못 뛰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손흥민은 어느덧 EPL에서 10시즌째를 맞았다. 그는 토트넘에서만 뛰면서 127골 71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2021~2022시즌에는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33·이집트)와 리그 공동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토트넘 주장까지 맞아 팀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하지만 파괴력이 예전 같지가 않다. 리그 6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7골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손흥민이기에 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최근 17경기에서는 페널티킥으로 1득점을 올린 게 전부일 만큼 골 결정력이 식었다. 세부지표도 썩 좋지 않다. 지난 시즌 46.0%였던 드리블 성공률이 40.6%까지 낮아졌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려버린 실수도 6차례나 된다. 내구성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5년간 리그 평균 35경기 이상을 소화했던 손흥민은 올 시즌 부상이 반복되며 올 시즌 현재 28경기에 출전했다. 현지에선 손흥민 대신 윌손 오도베르(20)와 마티스 텔(20), 브레넌 존슨(24) 등 젊은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 텔레그래프는 “손흥민이 과거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반론도 제기된다. 토트넘의 조직력 자체가 무너지면서 손흥민이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되고 공격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손흥민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고 있다. 그가 올 시즌 리그 경기 중 위험지역에서 공을 걷어낸 것만 15차례에 달한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공격포인트 생산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팀 내에서 손흥민에게 편안하게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위원은 “득점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 손흥민이 측면에서 공을 잡고 넘겨주는 역할까지 한다”며 “또 토트넘 수비가 약해 실점이 잦으면서 손흥민이 기회 창출은 물론 수비까지 나서고 있다”고 손흥민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는 토트넘 전체의 문제를 지적했다.
2027년 6월까지 토트넘과 동행하기로 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조기 교체론이 거세진 이유다. BBC 등 현지 언론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신임을 얻고 있지만 이번 프랑크푸르트와 경기 결과에 따라 교체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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