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통상 협상 타결 시점에 대해 “앞으로 3~4주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틱톡 매각 협상을 대중국 관세 상황과 연결짓는 발언도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계속 대화 중이며, 그들이 수차례 연락을 취해왔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통화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랬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곧 이야기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협상이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을 타결할 것이며, 미국은 모두가 사고 싶어 하는 ‘큰 상점’”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틱톡 매각과 관련해 “협상안이 있지만, 그것은 중국에 달렸다”며 “관세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틱톡을 통상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중국이 보복성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응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그들이 더 올리길 원치 않는다. 어느 시점에서는 소비 자체가 멈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더 이상 올리지 않거나, 일정 수준까지만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을 가지고 이 자리에서도 미·중 무역협정에 대한 낙관론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이 동남아 3국을 순방하며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는다. 누구도 미국과 경쟁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다른 국가들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와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만약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들을 대신해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국가가 우리와 협상을 원한다. 우리 입장은 공정하지만, 거래의 조건은 우리가 정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담에 배석한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은 “우리는 ‘빅 15’ 경제국과의 협상을 우선하고 있으며, 일본과의 전날 회담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EU와도 통화가 있었고, 한국은 다음 주에 방문할 예정이며 인도와의 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된 유나이티드헬스 주가 급락과 관련해 “우리는 지금 나라의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과거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세는 결국 미국을 더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미·일 통상협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지만, 아마 포함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EU와의 무역협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100%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협정을 원하고, 공정한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협상 대상국에 대한 질문에는 “모두가 내 우선순위”라고 했고, 협상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명확한 시한을 제시하지 않았다.
멜로니 총리는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유럽의 파트너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 않았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EU 차원의 보복조치 가능성에 대해선 “협상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대서양 양쪽 모두를 강하게 만들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멜로니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국방비 지출 목표(GDP 대비 2%)를 충족하지 못한 점과 관련해 “다음 정상회의에서 2%로 증액했다고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2%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고 응수했다. 이날 회담에서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탈리아의 공식 방문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히며, 조만간 로마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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