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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의 종료 2.8초 전 극적인 위닝샷’ 명승부가 심판의 오심으로 얼룩졌다… 이대로라면 ‘봄 농구’를 볼 이유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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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1 16:05:16 수정 : 2025-04-21 1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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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2024~202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은 그야말로 ‘명승부’였다. 76-76 동점 상황에서 KT의 에이스 허훈이 1대1 공격을 통해 종료 2.8초 전 극적인 턴어라운드 점프슛을 성공시키며 팀을 4강 PO로 이끌었다. 그러나 이런 드라마틱한 결말과는 달리 이날 경기는 심판의 오심이 명승부를 망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연은 이랬다. 한국가스공사가 62-55로 앞선 3쿼터 막판, KT의 조엘 카굴랑안(필리핀)이 하트 코트를 넘어온 뒤 한국가스공사의 샘조세프 벨란겔(필리핀)의 압박 수비를 이겨내지 못하고 공을 놓쳤다. KT 진영으로 넘어간 공을 카굴랑안이 잡으면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이 선언되는 상황. 그러나 카굴랑안은 공을 잡지도 않았는데 이미 심판은 지레짐작으로 휘슬을 불어 경기를 끊어버렸다. 이를 중계하던 신기성 해설위원도 “이 상황을 왜 휘슬로 끊었죠?”라며 판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정도로 명백한 오심이었다.

 

휘슬이 불려 ‘데드볼’ 상황이 됐지만, 엄연한 오심이었기에 벨란겔은 흐르는 공을 주워 KT 골밑으로 달려들어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그러자 또 다른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켜 득점은 취소됐다. 심심판진은 한국가스공사에 공격권을 주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지만, 이미 한국가스공사는 손쉬운 2점을 올릴 수 있는 속공 기회를 놓친 이후였다. 한국가스공사가 딱 2점 차로 패했기에 여파는 더욱 컸다. 결과론이지만 오심이 아니었다면 최후의 승자는 한국가스공사가 됐을지도 모른다.

 

한국가스공사를 향한 불리한 판정 논란은 5차전이 처음은 아니다. 일부 프로농구 팬들은 한국가스공사를 향한 거듭된 불리한 판정을 놓고 “KBL이 인기 선수인 허훈이 있는 KT를 밀어주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2차전에선 KT 허훈이 8초 안에 하프코트를 넘어가지 않는 ‘8초 바이얼레이션’을 저질렀으나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 KT 박준영의 거친 파울에 한국가스공사의 핵심 선수 만콕 마티앙이 다쳤지만, U파울이 아닌 일반 파울이 선언되기도 했다.

 

이날도 KT에게 유리한 판정이 여러 차례 나왔다. 전반에 카굴랑안이 어깨로 벨란겔을 강하게 가격한 뒤에 허훈에게 패스를 연결해 3점슛으로 연결됐다. 벨란겔이 한참이나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강하게 가격해 공격자 반칙이 불릴 만한 상황이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신승민이 KT의 외인 레이션 해먼즈의 슛 동작 과정에서 발차기를 낭심 주변을 맞고 쓰러졌지만, 결과는 정성우의 파울 콜이었다.

 

평소 온화한 한국가스공사의 강혁 감독도 계속된 편파 판정에 3차전에 폭발해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두 차례 받아 퇴장당하기도 했다. 강혁 감독은 5차전을 마치고 “경기 막판 김준일의 공격자 반칙도 그렇고, 어떤 기준이 분명히 있겠지만 명경기였는데, 결과적으로 승패가 바뀌었다. 내가 초짜 감독이라서 그런가 싶어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꼬집었다.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할 수 있는 것은 공정한 판정 아래에서 선수들이 흘린 피땀에 의해 승부가 결정될 것이란 믿음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판정이 한쪽에 치우쳐 특정 팀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뛴다면? 팬들이 스포츠를 볼 이유가 사라진다. KBL은 단호한 책임자 징계와 심판진 자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은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이런 오심이 계속 이어진다면 안 그래도 얼마 남지 않은 프로농구 팬들마저 등을 돌릴 게 뻔하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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