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언 이성미가 자신이 겪고 있는 우울 증상을 고백하며 “빨리 죽고 싶다”고 말해 걱정을 자아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우울감이 있다고 해서 다 우울증은 아니라며 위로와 조언을 건넸다.
25일 유튜브 채널 ‘이성미의 나는 꼰대다’에는 ‘우울증 극복 방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8일 게시된 이 영상은 현재 약 6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영상에서 이성미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광민과 우울증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성미는 “내가 왜 우울증이라고 지금 느끼냐면 삶에 재미가 없다. 그러면서 빨리 죽고 싶다. 삶의 의욕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옛날에 암 걸렸을 때는 ‘나 이제 죽는구나. 너무 좋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해 충격을 더했다. 이성미는 2013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이후 수술과 항암 등을 통해 완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요새도 이 긴 세월 뭐 그렇게 오래 사는 게 좋은가? 그냥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며 “왜인지 모르겠지만 즐거움이 없다”고 했다. 또 “깔깔거리고 웃을 때도 있지만, 이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굉장히 허하다. 인생이 덧없다”며 “어르신증을 받는 날 그렇게 우울했다. 그걸 받으면 공식적으로 노인이 되는 거다. ‘나 노인이야?’라는 생각에 갑자기 기분이 훅 떨어졌다. ‘노인 소리 들으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오래 살아 그냥 빨리 죽는 게 낫지’ 이런 생각이 있다”고 현재의 위태로운 마음 상태를 털어놨다.

이에 이광민은 “어떻게 즐겁고 좋은 일만 있냐. 우린 주어진 대로 살아야지. ‘죽지 못해 산다’는 어르신의 말씀이 정답이라 생각한다”며 “우울한 것은 정상 반응이다. 우울하다고 다 병은 아니다. 일상생활, 사회적인 역할에 지장이 있으면 그때는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울감을 토로한 이성미에게 “사람들 만나고, 방송활동도 하고, 가정에서 일도 하고 본인 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아니다”라고 진단해 줬다.
이광민은 우울감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반복하는 생활 습관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정기적인 루틴을 가지고 있으면 (이런 루틴이) 우리 삶을 일정 부분을 붙잡아준다”며 ‘루틴’이 가진 힘을 강조했다.
앞서 이성미는 암 투병 후 생각해 둔 독특한 버킷리스트를 밝혀 먹먹함을 안긴 바 있다.
지난해 10월14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 식탁’에 출연한 이성미는 “죽음 버킷리스트가 있다. 암 투병 후 뭔가 삶을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내가 워낙 운동을 안 해서 수의 대신 삼색 줄 운동복을 입혀주면 죽어서 운동하겠다. 그리고 너무 울지 말아라. 너무 울면 못 갈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자리에 함께 있던 이성미의 막내딸은 엄마의 ‘죽음’ 이야기에 눈물을 터뜨렸다.
이성미의 딸은 “엄마가 친구들 부모님보다 나이가 많아서 어릴 때도 엄마가 일찍 죽을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 제가 늦둥이라서 더 그랬다.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하니까 눈물이 난다”며 먹먹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이성미는 “42살에 늦게 낳아서 일찍 죽으면 어떡하지 염려를 했더라. 엄마는 80세까지만 살고 싶다고 했더니 어떻게 그렇게 쉽게 이야기할 수 있냐고 하더라. 나 애 낳는 것보고 가야지 하는데 울컥했다. 막둥이라 엄마를 늦게 만나서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딸의 심정을 이해했다.
이성미는 1993년 잡지사 기자인 남편과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2002년 돌연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 7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당시 이민의 이유가 자녀들의 유학으로 알려졌었는데, 실제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허무함과 허전함, 막막함을 견디지 못한 이성미의 선택이었다. 이성미는 2009년 이민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후 연예계에 복귀했으며, 2020년 SBS 연예대상에서 레전드 특별상을 수상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