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아닌
산타 마리아 대성전 지하에 묘
23일 일반 조문… 26일 장례식
트럼프 부부, 장례식 참석 밝혀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은 검소하고, 소탈했던 삶의 방식을 그대로 담은 것이었다.

21일(현지시간) 교황청은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의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한 무덤에 묻어달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언을 공개했다. 2022년 6월29일 직접 작성한 유언장에서 “나의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영원한 삶의 생동감 있는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면서 “나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고 적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덤이 반드시 지하에 있고 단순해야 한다며 위치까지 정확히 지정했다. 특별한 장식 없이 오직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Franciscus)이 적힌 비문만 있어야 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매우 애정했던 곳이다. 인터뷰 등에서 이곳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며 사후 바티칸 외부에 안장될 수 있도록 교황 장례에 대한 규정을 바꾸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은 23일 오전 9시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운구되며 이날부터 일반 대중도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다. 장례식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같은 날 오후 5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 주재로 엄수된다.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회복 중이던 교황은 21일 뇌졸중과 이에 따른 심부전증으로 선종했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애도의 뜻과 함께 장례식 참석의사를 전했다. 난민문제, 기후변화 등 여러 현안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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