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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 속 한국 ‘성장률 1%’ 전망…“정치적 독립” 강조한 한은 총재, 왜?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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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3 08:00:00 수정 : 2025-04-23 07: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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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2%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락 폭은 주요국 중에서도 두드러졌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 충격이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 더 클 것이라고 예측한 셈이다. 

 

관세전쟁은 각국 증시도 흔들었는데,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국 전반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반면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 증시는 관세 격랑 속에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을 관세 정책 실패의 원흉으로 몰아가며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에서 시상식에 참가해 ‘중앙은행이 정부·정치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IMF,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2%→1% 하향

 

IMF는 22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로 전망, 1월(2%) 대비 1%포인트 낮췄다. 이는 국내·외 기관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1.8%, 한국은행은 지난 2월 1.5%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전망치를 1.5%로 예측했다. 

 

한국의 성장률 하락 폭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눈에 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전망, 종전(3.3%) 대비 0.5%포인트 낮췄다. 미국은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무역 긴장 등이 반영되면서 1월 전망(2.7%)보다 0.9%포인트 낮춘 1.8%로 조정됐다. 일본은 0.6%로 종전(1.1%)보다 0.5%포인트 낮아졌고, 영국도 1.6%에서 1.1%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역시 종전보다 0.6%포인트 낮은 4%로 예측됐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이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한 이후인 이달 4일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무역갈등 등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투자 위축, 고금리·높은 부채 수준 등에 따른 재정·통화 정책 여력 부족 등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 IMF의 분석이다. 다만 IMF는 “미국 관세 조치 인하와 상호 협상 등이 진전될 경우 세계 경제의 상방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 뒤로 빨간색 트럼프 모자가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선진국 주가 줄하락…‘중국 대체 기대’ 인도 등 신흥국↑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서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선진국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반면 신흥국 주가는 격랑 속에서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 2월 말 5955에서 지난 18일 기준 5283까지 672포인트(-11.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유럽 스톡스(STOXX) 600지수는 557에서 506까지 9.1%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만7156에서 3만4730까지 6.5% 떨어졌다. 독일 DAX, 영국FTSE100도 같은 기간 각각 6%, 6.1% 하락했다.

 

미 관세 정책에 속절없이 흔들린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 주가는 비교적 선전했다. 인도의 대표적인 지수인 센섹스(SENSEX)는 지난 2월 말 7만3198에서 지난 18일 7만8553까지 5355포인트(7.3%) 오르며 주요 신흥국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브라질 증시 벤치마크 보베스파(BOVESPA)도 같은 기간 5.6%, 남아프리카공화국 ALSH지수는 4.1%, 인도네시아 IDX는 2.7% 올랐다. 다만 관세 표적이 된 중국은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SHCOMP)가 1.3% 하락했다. 

 

한은은 “인도는 중국을 대체하는 공급망이 다각화로 인한 수혜 가능성, 브라질은 경기 회복 기대감 증대 등으로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창용 “중앙은행, 정부· 정치로부터 독립성 중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중앙은행은 정부뿐 아니라 정치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외교정책협회(FPA)가 수여하는 메달을 받는 자리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이 총재는 “한은 총재로서 지난 5개월간 정치적 격동기를 겪으면서 중앙은행 독립성의 중요성을 이전과는 다른 각도에서 깨닫게 됐다”면서 “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자유로운 것뿐 아니라 정치로부터도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을 언급했던 당시 “양당의 견해가 상반된 가운데 재정 부양책을 언급할 경우 정치적 편향으로 비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비판을 감수하면서 발언한 이유에 대해 그는 “계엄 사태 이후 내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 금리 인하와 함께 어느 정도 추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추경안이 초당적으로 통과된다면 한국의 경제 정책만큼은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메시지를 국제 투자자들에게 줄 수 있어 국가신용등급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최근 정치적 압력에 직면하고 있는 데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은 같은 날 파월 연준 의장을 ‘중대 실패자(루저)’로 칭하며 금리 인하를 재차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압박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오스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면 위기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관세 불확실성에 이어 연준의 신뢰성 훼손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미국 자산가치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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