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李 독주, 압도적 정권교체 발목
李 성장전략, 20년 전 레코드판 트는 것”
더불어민주당 대선 호남권 경선이 23일 시작한 가운데 이재명 경선후보에 맞서는 김경수·김동연 경선후보가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김경수 후보는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라고 강조했고, 김동연 후보는 “역전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호남권 권리당원은 약 37만명 규모로, 앞서 투표가 끝난 충청권·영남권을 합산한 숫자보다 큰 만큼 득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김경수 후보는 KBS광주 라디오에 출연해 “(호남 시민들 사이에서) 호남이 대선 때마다 힘을 모아 주는데도 대선이 끝나면 ‘홀대론’, ‘소외론’ 얘기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5·18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이고 근본적인 정신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헌법에 ‘5·18 광주정신’을 수록하고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행태는 법적으로 처벌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후보는 스스로 ‘호남의 사위’라고 소개하면서도 선거 때마다 지역 연고를 강조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이 끝나면 공(空)약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지역에 연고가 있는 후보라면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 같다”면서 메가시티별로 지방정부를 만들어 자율적으로 예산을 배정하도록 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중앙정부가 예산권을 갖고 있다 보니 지역 발전 계획을 세워도 중앙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것은 지방자치가 아니라 ‘구걸자치’다. 이런 시대는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후보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국민이 보기에 90%의 몰표가 나오는 현상은 더 큰 민주당, 더 건강한 민주당으로 압도적 정권교체를 하는 데 결코 좋지 않게 작용할 것”이라며 “남은 호남 경선과 수도권 경선에서 최선을 다해 역전극을 만들고, 또 압도적 정권교체에 이르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 후보의 경제 성장 전략에 대해서도 “20년 전에 이미 흘러간 레코드판을 트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미 그가 노무현정부 시절 ‘비전 2030’이라는 국가장기전략을 만들면서 성장과 분배가 함께 가는 동반성장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김동연 후보는 이어 “지금 성장의 목표가 얼마이고, 양적지표가 얼마고 얘기하는 것은 과거로 회귀하거나 지금의 경제 흐름, 우리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종합적인 상황과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며 “지금은 문제를 풀 수 있는 ‘하우 투‘(how to)를 가지고 국민들께 공약해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후보는 전날 발표한 호남권 공약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5·18정신의 헌법 수록, 5·18민주화운동의 ‘5·18 광주민주항쟁 운동’ 이름 찾아주기, 촘촘한 광역교통망과 공공의료망 등 호남을 위한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