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상대 지명해 일대일 토론
김문수→한동훈, 안철수→김문수
한동훈↔홍준표… 安, 지명 못받아
2차 경선 당심 50% 반영 ‘변수’
‘尹과 관계설정’ 최대화두 전망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이재명 후보의 ‘독주 체제’로 흘러가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아직 명확한 대세 후보가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김문수·홍준표 후보와 찬성한 안철수·한동훈 후보 간 ‘2대 2’ 대결 구도다. 1차 경선 결과를 두고 ‘보수 지지층이 본선을 의식했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2차 경선에서도 본선 경쟁력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수진영 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의 출마 여부도 곧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앞으로 일주일 전후를 두고 보수진영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후보별 토론 대진표 확정
국민의힘은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네 후보가 각자 원하는 상대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양자 토론회(24∼25일) 대진표를 편성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 안 후보는 김 후보를 지목해 24일 토론 조가 됐다. 한 후보와 홍 후보는 서로를 선택해 25일 두 차례 연속 토론하게 됐다. 반탄(탄핵 반대) 김·홍 후보의 지명이 찬탄(탄핵 찬성)파 한 후보에게 쏠리면서 안 후보는 아무에게도 지명받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후보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홍 후보는 미디어데이 후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지명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만만하니까”라고 했다. 안 후보는 “(홍 후보가) 제가 할 말을 먼저 해서 기회를 놓쳤다”고 맞받았다. 한 후보는 가장 많은 지목을 받은 이유에 “늘 정치하면서 많이 공격 대상이 된다. 어떻게 보면 제가 유력하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6일엔 네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토론회를 한 뒤 27∼28일에 2차 경선을 진행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 간 양자 토론회(30일) 후 5월 1∼2일간 3차 경선이 2차 경선 때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고 5월3일 최종 후보가 선출된다.


◆‘尹 관계’가 최대 화두 될 듯
2차 경선 최대 변수는 결국 당심(黨心)이다. 2차 경선은 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산출한다. 국민 여론조사 대상도 무당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이다.
당원 심리가 어디로 향하느냐가 관건이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전후 국민의힘 당원 내에서는 ‘탄핵 반대’ 정서가 강했다. 지지율 상위권이 ‘탄반’ 김·홍 후보인 것이 이 때문이다. 자연스레 2차 경선에서도 두 후보가 안·한 후보보다 우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후보를 겨냥해 “‘배신자 프레임’을 벗으려면 지금이라도 윤 전 대통령을 찾아가 ‘잘못했다’고 이야기한 뒤 대선 후보로 나오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당원들이 ‘찍고 싶은 후보’보다는 ‘찍어야 하는 후보’를 더 고려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당내 경선에서는 ‘본 선거’가 다가올수록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이 주요하게 다뤄지곤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원들이 결국 ‘이재명’을 꺾을 사람은 누구냐쪽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일어날 것”이라며 “양자대결 여론조사 발표 후 표심이 출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면 대선 승부의 키를 쥔 중도층이 가진 ‘반(反) 윤석열 정서’를 담을 수 있는 후보일수록 유리하다.
후보 중 가장 강하게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하고 있는 안 후보가 1차 경선을 통과한 것도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은 보수 전체의 뼈아픈 역사”라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과거 실책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해야 한다. 국민 앞에 솔직히 진심으로 사과하자”며 다른 세 후보의 동참을 촉구했다. 반면 한 후보 측은 ‘이제 과거로 두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탄핵 반대파인 홍 후보 역시 “탄핵은 과거문제”라는 입장이다.
‘당 밖’에 있는 한 권한대행,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도 키포인트다. 후보 중에서는 김 후보가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적극적인 편이다. 홍 후보도 이날 “한 권한대행께서 출마하신다면 제가 후보가 되더라도 반 이재명 빅텐트 단일화 협상의 길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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