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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동물실험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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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4 23:12:00 수정 : 2025-04-24 23: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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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동물은 피실험체가 되어 고통을 받거나 죽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해에만 약 490만에 이르는 동물이 실험에 이용되고 그중 절반은 가장 극심한 수준의 고통을 겪는다. 윤리적인 문제 외에도 그 정확성과 필요성에서 동물실험은 논란이 되어 왔다. 그동안 신약 개발 절차 등에서 동물실험이 요구되어 왔지만, 정작 업계에서도 동물실험 결과를 인체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확성을 인지하였고, 이미 결과가 존재하는 동물실험이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는 그러한 관행도 변화되어야 할 때다. 얼마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의약품에 요구되는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오가노이드, 장기 칩 등 사람에서 유래한 세포 기반 기술, 그리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모델링 기술 등 동물을 쓰지 않는 그러나 더 안전하고 예측력 높은 방법으로 실험방법을 대체해가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을 준비하고 제도를 정비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아직은 제도적, 예산상 지원이 미비한 상황이다. 동물대체시험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관련 연구를 지원하는 ‘동물대체시험법 법안’은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식약처의 동물대체시험 관련 예산도 전체 예산의 1.3%에 그친다고 한다. 동물실험을 줄이자는 목소리는 매번 관련 기관과 업계, 정부 부처 간 이견 등으로 묻혀버리고 만다. 현재의 동물보호법 역시 동물실험을 줄이거나 대체할 규범력이 없고, 최근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에는 실험기관에 대한 점검을 늘리는 방안이 포함되었지만 이것으로 동물실험 자체를 줄일 수는 없다.

충분히 대체될 수 있고 필요하지도 않은 실험에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를 사용하지 않는 일, 이것이 국제적인 추세이자 우리에게도 더 이로운 일이라는 것을 유념하여 동물실험을 대체할 기술과 방법을 활발히 연구하고 충분히 지원하는 제도적 환경을 갖추어가길 바란다.


박주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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