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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까이 볼 수 있게… 나지막이 놓인 관 “교황과 마지막 인사” 끝없는 조문 행렬

입력 : 2025-04-24 20:00:00 수정 : 2025-04-24 23: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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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광장 가득 메운 일반 신도들
대성전 내부로 관 이동 지켜보며 기도
비가톨릭 신자들도 “삶의 방식에 경의”
유흥식 추기경 “주님은 동서양 구분 없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사흘째인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인근은 교황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이들로 넘쳤다. 이날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일반인 조문 첫날을 맞아 인파가 바티칸을 찾은 것이다.

일반인 조문은 오전 11시부터 시작했지만 두 시간여 전부터 시신 운구 의식을 보기 위해 인파가 몰렸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일반 신도들은 교황의 관이 생전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성 베드로 대성전 내부로 옮겨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23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대성전에 교황의 관이 놓인 모습. 연합뉴스

조문객을 맞은 교황의 관은 나지막한 목재 받침대 위에 놓였다. 과거 교황들의 관이 성인 허리 높이의 관대(棺臺) 위에 올려진 경우가 많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잠든 듯 누워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 앞에 선 신자들은 조용히 성호를 긋고 짧은 기도로 이별을 슬퍼했다. 청빈과 봉사를 강조하고, 실천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의 장례를 과거처럼 성대히 치르지 말고, 일반 신자들이 더 가까운 곳에서 자신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생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하려는 이들 가운데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신자뿐 아니라 지금껏 그가 보여온 삶의 방식에 경의를 표하려는 비가톨릭 신자도 적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인도 남부에서 바티칸 순례를 왔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조문하게 됐다는 마리 엘리자 사지브(19·여)는 “매우 먼 곳에 살지만 그분은 항상 내 곁에 있었다. 그분은 내 교황님이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로마에 사는 카밀라 멜리스(27·여)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데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존경한다면서 “어느 교황보다도 나와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고백했다.

명동성당서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 미사 24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왼쪽에서 세 번째)가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년기와 예수회 입회 및 사제 수품 당시의 모습, 즉위 후 사목 활동 등을 조명하는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26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이 집전하는 가운데 엄수된다. 사진공동취재단

24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 미사가 열렸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하신 이후 우리에게 참된 신앙의 길을 몸소 보여주셨다”며 “사제들에게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라고 당부하시며 교회를 야전병원처럼 모든 이에게 열린 자비와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셨다”고 추억했다. 미사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년기와 예수회 입회 및 사제 수품 당시의 모습, 즉위 후 사목 활동 등을 조명하는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한편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이날 차기 교황이 아시아에서 나올 수 있냐는 질문에 “주님께는 동서양의 구분이 없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차기 교황 후보로 꼽힌다. 유 추기경은 또 교황 후임자를 뽑는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가 일찍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임성균·박성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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